최정화를 은청광록대부 추밀사 호부상서로 삼아 벼슬에서 물러나게 하는 관고崔正華爲銀靑光祿大夫樞密使戶部尙書致仕敎書官誥各一道 官誥
云云。龜德元臣。非重官則莫符群望。鴻樞繄列。作單使者能有幾人。汰而授焉。受亦榮矣。某官某。生由慶閥。夙涉要津。備更中外器使之官。動適方圓幹局之用。嘗掌天臺則百揆允敍。再司廷尉則五聽無淹。鎬邑臨民。褰賈裳而宣化。參墟按吏。攬苑轡以馳威。頃復以虜兵之寇邊。迺出知戎政而却敵。況爾之外祖某。規模宏大。斟酌詳當。特因赴塞之戌軍不堪暴露。肇立寓屯之公館以備帡幪。積善所鐘。有孫唯肖。擬欲置宰衡之切。先擢升機密之司。朕旣用之不疑。仰成滋㘦。卿以老而爲解。乞退甚勤。如不獲已而頷之。期有以寵其情耳。肆卽本官而增秩。俾成逸境之頤神。於戲。上之厚下也。不以遠近移恩。臣之忠國也。不以進退易調。祗膺予命。益勉後圖。云云。
운운.
본보기가 되는 덕을 지닌 으뜸 신하는 무거운 벼슬이 아니면 뭇사람의 바람에 맞지 않는다. 중추의 반열에서 홀로 추밀사가 될 만한 이가 몇이나 되겠는가. 가려 뽑아 주니 받는 이도 또한 영화롭다.
벼슬 갖춘 아무는 경사로운 가문에 나서 일찍부터 요긴한 길을 밟았다. 안팎에서 그릇에 맞게 쓰이는 벼슬을 두루 거쳤고, 움직이면 모나고 둥근 데에 맞추어 재간과 국량을 썼다. 일찍이 상서성을 맡으매 온갖 정사가 차례 있게 펴졌고, 두 번 형관을 맡으매 다섯 가지로 살피는 일에 막힘이 없었다. 서울 고을에서 백성을 다스릴 때에는 가종(賈琮)처럼 수레 휘장을 걷고 교화를 폈고, 옛 터의 고을에서 아전을 살필 때에는 고삐를 잡고 위엄을 달렸다. 지난번에는 오랑캐 군사가 변방을 노략질하매 다시 나아가 군사 일을 맡아 적을 물리쳤다.
하물며 너의 외조부 아무는 규모가 크고 넓으며 헤아림이 자세하고 마땅하였다. 변방으로 가는 수자리 군사가 비바람에 드러나 견디지 못함을 딱하게 여겨, 처음으로 머물러 묵을 관사를 세워 덮어 가릴 곳을 갖추었다. 착함을 쌓은 것이 모인 바라 손자가 오직 그를 닮았다.
재상 자리에 두려는 마음이 간절하여 먼저 중추의 자리에 뽑아 올렸다. 짐이 이미 의심 없이 썼고 우러러 이룸을 바라는 마음이 더욱 두터웠다. 그런데 경이 늙었다는 말로 풀어 주기를 구하며 물러나기를 매우 부지런히 빌었다.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이니 그 뜻을 빛내 주려는 것일 뿐이다. 이에 본래 벼슬 그대로 품계를 더하여 한가한 자리에서 정신을 기르게 한다.
아, 윗사람이 아랫사람을 두터이 함은 멀고 가까움으로 은혜를 옮기지 않고, 신하가 나라에 충성함은 나아가고 물러남으로 지조를 바꾸지 않는다. 삼가 내 명을 받들어 뒷일을 더욱 힘쓰라. 운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