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백 필(佖)을 회안공으로 삼는 교서始興伯佖爲淮安公 敎書
云云。我國之於戚里。設公侯伯三等之爵。蓋殷制也。卿以宗英。夙膺伯爵有年矣。以爾之德望。雖早以公侯處之。不爲不可。但稽違未果耳。今者夷狄之爲患甚矣。顧力不能扼制。則其勢不可不與之講和結好。小緩其心。苟必欲如此。非遣懿親茂族。未知其可。而宗室之中。無若卿之文彩足以夸耀異方。威重足以壓服頑俗。故以爾命焉。則宜大其位。以重其權。亦且寵其行也。是用超躐舊資。優加公爵。以副汝之德望也。汝往諧哉。戡定國難。俾朕無墮聖祖之休命。不曰良哉。云云。
운운.
우리나라가 임금의 친척에게 공·후·백 세 등급의 작위를 둔 것은 대개 은나라 제도이다. 경은 왕실의 빼어난 이로 일찍이 백작을 받은 지 여러 해이다. 너의 덕과 명망으로는 진작 공이나 후로 대우하였어도 안 될 것이 없었으나, 다만 미루다가 이루지 못하였을 뿐이다.
이제 오랑캐의 근심이 심하다. 돌아보건대 힘으로는 눌러 제어할 수 없으니 그 형세가 그들과 화친을 논하고 우호를 맺어 그 마음을 조금 늦추지 않을 수 없다. 진실로 이렇게 하려면 아름다운 친척과 성한 겨레를 보내지 않고서는 될 수 없다. 그런데 왕실 가운데 경만큼 문채가 다른 나라에 자랑할 만하고 위엄과 무게가 모진 무리를 눌러 굴복시킬 만한 이가 없다. 그러므로 너에게 명한다.
그렇다면 마땅히 그 자리를 크게 하여 권한을 무겁게 하고 또 그 걸음을 빛나게 해야 한다. 이에 옛 품계를 건너뛰어 공작을 넉넉히 더하여 네 덕과 명망에 맞춘다. 너는 가서 잘 해내라. 나라의 어려움을 이겨 안정시켜 짐으로 하여금 거룩한 할아버지의 아름다운 명을 떨어뜨리지 않게 한다면 어질다 하지 않겠는가. 운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