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동국이상국집 › 전집 권36

종실 사공 주국 진을 애도하는 글宗室司空柱國珒誄詞

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 · 이규보(李奎報) · 1241년 (고려 고종 28) 엮음 · 1251년 고쳐 보탬 · 단락 2 · 한자 256자 · 낭독 2.7분

동국이상국집 전집 권36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某年月日。守司空柱國某薨。爰殯于地藏蘭若。越八月某日。葬于五龍山之麓。禮也。公神廟第二子。襄陽公之冢嗣也。於今上爲弟行。神姿温裕。玉質夙沖。自幼年游心文雅。好賢樂士。恂恂有古賢王風。人皆曰是必爲宗室之羽儀矣。矧相貌奇厖。似若享祿無疆。而殊不類早世者。然年方弱冠。其夭如此。甚哉天道之難知也。上震悼。遣使弔贈。勑有司典喪事。仍贈諡曰懷敬公。乃命小臣爲之誄。其詞曰。

아무 해 아무 달 아무 날에 수사공 주국 아무개가 돌아갔다. 이에 지장이라는 절에 빈소를 차리고 팔월 아무 날에 오룡산(五龍山) 기슭에 장사 지냈으니 예에 맞는 일이다.

공은 신종(神宗)의 둘째 아들인 양양공(襄陽公)의 맏아들이요 지금 임금에게는 아우뻘이 된다. 타고난 모습이 따뜻하고 넉넉하며 옥 같은 바탕이 일찍부터 화락하였다. 어릴 때부터 마음을 글과 우아함에 노닐게 하고 어진 이를 좋아하며 선비를 즐거워하였다. 미쁘고 조심스러워 옛 어진 왕의 풍모가 있었으므로 사람들이 다 「이이는 반드시 종실의 본보기가 되리라」 하였다.

하물며 생김새가 기이하고 두터워 복록을 끝없이 누릴 듯하였고 일찍 죽을 이와는 자못 같지 않았다. 그러나 나이 겨우 스물에 이렇듯 일찍 죽었다. 심하다, 하늘의 길은 알기 어렵구나.

임금이 몹시 슬퍼하여 사신을 보내 조문하고 부의하였으며 유사에게 명하여 상사를 맡게 하였다. 이어 회경공(懷敬公)이라 시호를 내리고 소신에게 명하여 애도하는 글을 짓게 하였다. 그 말은 이러하다.

협주 1

在省受勑述

성에 있으면서 임금의 명을 받아 짓다

2애도하는 말

天子之孫。上公之胄。璿漢聯源。瓊林託秀。慈和惠友。寔自天授。位躡三公。冠方加首。貴固自有。所乏者壽。瞥然長辭。間不容手。夜舟朝露。比之猶久。嗚呼。蘭方秀兮暴悴。苗未實兮先僵。天理莫測。孰詰其常。上心哀悼。六膳輟嘗。寵行孔縟。九壤有光。俾臣執簡。誄以揚芳。

천자의 손자요 상공의 맏아들 옥 같은 은하에 근원이 이어지고 구슬 숲에 빼어남을 붙였네 자애롭고 화하며 은혜롭고 우애로움은 참으로 하늘이 주신 것 자리는 삼공을 밟았고 갓을 이제 막 머리에 얹었네 귀함은 본디 지녔으나 모자란 것은 목숨이었네 언뜻 하는 사이에 길이 하직하니 그 틈에 손도 들어가지 못하네 밤배와 아침 이슬도 이에 견주면 오히려 길구나 아아, 난초가 바야흐로 빼어나려다 갑자기 시들고 싹이 열매 맺기 전에 먼저 넘어졌네 하늘의 이치는 헤아릴 수 없으니 누가 그 떳떳함을 따지랴 임금의 마음이 슬퍼하시어 여섯 가지 반찬 맛보기를 그치셨네 보내는 은총이 매우 두터우니 저승에 빛이 있으리 신에게 붓을 잡게 하시어 애도하는 글로 꽃다움을 드날리게 하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