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분의 애책문同前哀冊文
維大歲丁酉七月二十九日戊寅。敬穆賢妃金氏。感疾薨于社堂里之私舍。卽移殯于京南之本第。越十月初七日乙酉。葬于嘉陵。禮也。龜兆叶時。鷖軒戒道。捨爾金屋。卽于松阡。禮視后儀。光生國路。念儲闈之摽擗。增予志之痛悲。何以寵之。唯此詞耳。其詞曰。天降金櫃。慶源肇啓。的脈相承。爾則其裔。外家維何。世誓帶礪。積善所鐘。流芳不替。婉婉淑媛。柔順且惠。如蘭之秀。如玉之麗。儷體元儲。符會神契。謂宜承家。而克永世。云何不祿。倏然長逝。二七來嬪。二八迺去。其間相距。能有幾許。一刹那頃。哀榮皆備。亦旣爲國。篤生繼嗣。孰又擠之。奄忽至此。噫。要其賢德。人天一揆。帝豈有命。遽迫致耶。嗚呼哀哉。行色不停。壽原漸邇。聽嘶挽其齊揚。望搖旌其曷指。風凄切兮相哀音。煙慘澹兮增愁思。吁可言哉。從此邈矣。伊朕之痛如玆。元子之志何似。嗚呼哀哉。
정유년 칠월 스무아흐레 무인일에 경목현비(敬穆賢妃) 김씨가 병을 얻어 사당리(社堂里)의 사가에서 돌아가셨다. 곧 서울 남쪽 본집으로 빈소를 옮기고, 시월 초이레 을유일에 가릉(嘉陵)에 장사 지내니 예에 맞는 일이었다.
거북점의 조짐이 때에 맞으니 상여가 길 떠날 채비를 한다. 그대의 금빛 집을 버리고 솔 선 무덤길로 나아간다. 예는 왕후의 의식에 견주니 나라의 길에 빛이 난다. 동궁이 가슴 치며 슬퍼하는 것을 생각하니 내 마음의 아픔도 더한다. 무엇으로 그대를 기릴까. 오직 이 글뿐이다. 그 글은 이러하다.
하늘이 금궤를 내리시어 경사의 근원이 비로소 열렸다. 그 맥이 또렷이 이어졌으니 그대가 그 후예다. 외가는 어떠한 집안인가. 대대로 나라와 더불어 변치 않을 맹세를 나눈 집이다. 쌓은 선이 모인 바라 꽃다운 이름이 그치지 않는다. 곱고 고운 아름다운 이여, 부드럽고 순하며 은혜로웠다. 난초처럼 빼어나고 옥처럼 고왔다. 동궁의 짝이 되니 신령한 약속이 들어맞은 듯하였다. 마땅히 집안을 이어 길이 대를 누리리라 여겼다. 어찌하여 복을 누리지 못하고 홀연히 길이 떠났는가. 열넷에 시집와 열여섯에 가 버렸다. 그 사이가 얼마나 되었던가. 한 찰나 사이에 슬픔과 영화를 다 갖추었다. 또한 나라를 위하여 대 이을 아이를 도탑게 낳았다. 누가 또 그를 밀쳤기에 갑자기 이 지경에 이르렀는가.
아, 그 어짊과 덕을 헤아리면 사람과 하늘이 한가지인데 하늘이 무슨 명이 있어 이토록 급히 다그쳤는가. 아, 슬프다.
가는 걸음이 멎지 않아 무덤 언덕이 차츰 가까워진다. 만가 소리가 가지런히 오르는 것을 듣고 흔들리는 명정이 어디를 가리키는지 바라본다. 바람은 쓸쓸하여 슬픈 소리에 어울리고 연기는 참담하여 시름을 더한다. 아, 무어라 말하랴. 이제부터 아득하다.
내 아픔이 이러한데 원자의 마음이야 어떠하겠는가. 아,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