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이지를 슬퍼하는 글全履之哀詞
吾友全坦夫。字履之。惇信明敏能文人也。仕至中軍錄事。先吾以仕。而至予之已踐遺補。猶未遷秩。貞祐某年。佐元戎幕府。出征契丹之犯境者。方遷八品。遂隕命戰場。予悲之爲著詞云。古有儒將統三軍兮。制服戎虜如少兒兮。想夫子之非不爾兮。奈幕下之官卑。謀難專斷兮勇非所蓄。宜乎隕命之如斯。軍旅之未曾聞兮。仲尼有以著辭。胡吾子之習俎豆兮。遭玆鋒鏑之蹈危。援松指水有舊盟兮。淚橫墮兮哭以悲。已哉更不得覿兮。吾與誰兮論詩。豈無余子尙可同兮。獨子之詞兮簡而能披。
내 벗 전탄부(全坦夫)는 자가 이지(履之)니 미덥고 도타우며 밝고 민첩하여 글을 잘하는 사람이었다. 벼슬이 중군녹사에 이르렀다. 나보다 먼저 벼슬하였으나 내가 이미 습유와 보궐을 밟았을 때까지도 품계를 옮기지 못하였다. 정우(貞祐) 아무 해에 원수의 막부를 도와 국경을 침범한 거란을 치러 나갔다가 막 팔품으로 옮기자 마침내 싸움터에서 목숨을 잃었다. 내가 슬퍼하여 글을 지으니 이러하다.
옛날에는 선비 장수가 삼군을 거느려 오랑캐를 어린아이처럼 다루었다. 그대도 그러지 못할 바 아니었으리라 여기나 막하의 벼슬이 낮은 것을 어찌하랴. 꾀를 혼자 결단하기 어렵고 용맹을 쌓아 둘 자리도 아니었으니 이렇게 목숨을 잃은 것도 마땅하다. 군사 일은 들은 적이 없다고 중니(仲尼)가 말로 남긴 바 있다. 어찌 그대는 제기 다루는 일을 익히고도 이 칼날과 화살의 위태로움을 밟았는가. 솔을 잡고 물을 가리키며 맺은 옛 맹세가 있는데 눈물이 비껴 떨어져 슬피 운다. 그만이로다, 다시 볼 수 없으니 내 누구와 시를 논하랴. 어찌 함께할 만한 다른 이가 없으랴만 그대의 글만은 간결하면서도 속을 열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