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동국이상국집 › 전집 권37

유 승상께 올리는 제문祭兪丞相文

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 · 이규보(李奎報) · 1241년 (고려 고종 28) 엮음 · 1251년 고쳐 보탬 · 단락 1 · 한자 258자 · 낭독 2.8분

동국이상국집 전집 권37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嗚呼哀哉。文章德行。今古一人。如譽天高。此不敢陳。公之行止。始屈終信。帝昔龍潛。公實爲師。風雲感會。雪舊屯奇。縱轡疾驅。驟登鼎司。龜鑑斯存。上方倚用。國棟遽顚。孰不爲痛。富貴暴逼。吾固已恐。由是然耶。何忽奄爾。室無伉儷。誰哭內次。伯道無兒。孰奉廟祀。嗚呼哀哉。惟昔僧選。公主張之。擢我巍品。榮已溢涯。畜我如子。恩又不貲。曁臨病篤。召予以囑。曰彼上天。絶我嗣續。豈無同胞。亦有疏屬。揆厥行爲。俱莫稱意。知予之心。唯爾而已。吾今沒矣。汝主後事。予讓不受。公莫肯聽。然後再拜。稟玆理命。自受遺言。佩服以敬。以予迂闊。凡事不閑。窀穸之事。無一可觀。公若鑑之。得無靦顔。嗚呼哀哉。光陰不留。百日已回。旣張佛事。仍奠茗柸。嗟嗟相國。諒我哀摧。嗚呼哀哉尙享。

아, 슬픕니다. 문장과 덕행은 예나 이제나 한 사람뿐입니다. 하늘이 높다고 기리는 것과 같은 일이라 이는 감히 늘어놓지 않겠습니다.

공의 나아가고 물러남은 처음에는 굽었다가 끝에 펴졌습니다. 임금께서 옛날 잠저에 계실 때 공이 실로 스승이 되셨습니다. 바람과 구름이 느껴 모이자 묵은 막힘과 기구함을 씻어 내고, 고삐를 놓아 빨리 달려 단숨에 재상 자리에 오르셨습니다. 거울 삼을 바가 여기 있어 임금께서 바야흐로 의지하여 쓰시려 하였는데 나라의 기둥이 갑자기 넘어졌으니 누군들 아파하지 않겠습니까.

부귀가 갑자기 닥치는 것을 저는 본디 두려워하였습니다. 그 때문입니까. 어찌 이리 홀연하십니까. 집에 짝이 없으니 누가 안채에서 곡하겠습니까. 백도(伯道)처럼 아들이 없으니 누가 사당 제사를 받들겠습니까.

아, 슬픕니다. 옛날 승과를 공이 주관하시어 저를 높은 등급으로 뽑으셨으니 영화가 이미 넘쳤습니다. 저를 아들처럼 기르셨으니 은혜를 또한 헤아릴 수 없습니다.

병이 위중해지자 저를 불러 부탁하며 말씀하셨습니다. 「저 하늘이 내 뒤를 끊었다. 어찌 동기가 없겠으며 먼 겨레붙이인들 없겠느냐마는 그 행실을 헤아리면 다 마음에 차지 않는다. 내 마음을 아는 이는 오직 너뿐이다. 나는 이제 죽으니 네가 뒷일을 주관하여라.」 제가 사양하고 받지 않았으나 공이 들으려 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런 뒤에 두 번 절하고 이 유언을 받들었습니다. 남기신 말씀을 받은 뒤로 공경히 몸에 지녔습니다.

저는 어둡고 트인 데가 없어 모든 일에 익숙하지 못합니다. 장사 지내는 일에 하나도 볼 만한 것이 없으니 공이 이를 살피시면 낯이 부끄럽지 않겠습니까.

아, 슬픕니다. 세월이 머물지 않아 백 일이 벌써 돌아왔습니다. 이미 불사를 베풀고 이어 찻잔을 올립니다. 아, 상국이시여. 꺾인 저의 슬픔을 헤아려 주소서. 아, 슬픕니다. 부디 흠향하소서.

협주 1

代守其首座行

수기 수좌를 대신하여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