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동국이상국집 › 전집 권37

전주에서 용왕께 비를 비는 제문全州祭龍王祈雨文

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 · 이규보(李奎報) · 1241년 (고려 고종 28) 엮음 · 1251년 고쳐 보탬 · 단락 1 · 한자 115자 · 낭독 1.2분

동국이상국집 전집 권37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一國之旱。則在朝者羞。一方之旱。則守土者罪。惟此南方。岐爲二界。羅帶于陬。全襟其會。何彼境之得滋。獨吾偏之未漑。天豈有私而爲是歟。殆因吾輩之政穢。天怒不可干兮。敢先黷于尒神龍。天之澤惟龍所導。龍之請天豈不從。在斯時而得雨。非吏之效。而乃龍之功。歲不至於飢歉。何報祀之不豐。

온 나라가 가물면 조정에 있는 이의 부끄러움이요, 한 지방이 가물면 그 땅을 지키는 이의 죄입니다.

이 남녘은 갈라져 두 경계가 되었습니다. 나주(羅州)가 한쪽 구석에 띠처럼 두르고 전주(全州)가 그 모이는 곳에 옷깃처럼 자리 잡았습니다. 어찌 저쪽 지경은 젖는데 우리 쪽만 물을 대지 못합니까. 하늘이 어찌 사사로움이 있어 이리하겠습니까. 아마도 우리들의 정사가 더러운 탓일 것입니다.

하늘의 노여움은 범할 수 없으므로 감히 먼저 그대 신룡께 번거로이 아룁니다. 하늘의 은택은 용이 이끄는 바요, 용이 청하면 하늘이 어찌 따르지 않겠습니까. 이때에 비를 얻으면 벼슬아치의 공이 아니라 곧 용의 공입니다. 올해가 흉년에 이르지 않는다면 어찌 갚는 제사를 넉넉히 하지 않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