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양에서 성황께 비를 비는 글桂陽祈雨城隍文
云云。予以無能。尹于玆土。本是書生。不閑綏撫。其所弛張。動與民忤。一方旱暵。職予之故。凡有罪責。寧丁我軀。生民何知。遭此旱枯。我行于野。省彼稻苗。十分八九。大扺皆焦。黏塊而仆。如屈針腰。朝夕不雨。卽無今秋。我慙且嘆。有泚如流。拱手以立。甘俟天劉。然主郡者神。牧民者吏。郡之遭旱。雖吏之恥。民若荐飢。神亦乏祀。況吏之居郡。但三年耳。神食兹邑。無有窮已。斯民暴殄。神復何恃。憂民之心。與吏孰至。若雲雨之權。非神所專。以吏之訴。傳訴于天。天豈茫然而不矜憐。惟冀大王。馭氣寥廓。馳訴于大微紫極。促雷鞭與電策。賜三日之澤。潤我黍稷。俾克有穫。則吏之報於神。亦固其職。言不可食。
운운.
저는 무능한 몸으로 이 땅의 수령이 되었습니다. 본디 글이나 읽던 사람이라 백성을 어루만지는 데 익숙하지 못합니다. 늦추고 죄는 것이 움직이면 백성의 뜻과 어긋납니다. 한 지방이 가문 것은 오로지 제 탓입니다. 무릇 벌하실 것이 있거든 차라리 제 몸에 내리소서. 백성이 무엇을 알기에 이 가뭄을 만납니까.
제가 들에 나가 저 벼 싹을 살피니 열에 여덟아홉이 거의 다 탔습니다. 흙덩이에 붙어 쓰러진 것이 바늘 허리가 굽은 듯합니다. 아침저녁으로 비가 오지 않으면 올가을은 없습니다. 저는 부끄럽고 또 탄식하여 흐르는 듯 땀이 납니다. 손을 모으고 서서 하늘이 베는 것을 달게 기다립니다.
그러나 고을을 주관하는 것은 신이요 백성을 다스리는 것은 벼슬아치입니다. 고을이 가뭄을 만난 것이 비록 벼슬아치의 부끄러움이나, 백성이 거듭 굶주리면 신 또한 제사가 끊깁니다. 하물며 벼슬아치가 고을에 있는 것은 다만 세 해뿐이지만 신이 이 고을에서 흠향하는 것은 끝이 없습니다. 이 백성이 다 없어지면 신은 또 무엇을 믿겠습니까. 백성을 걱정하는 마음이 벼슬아치와 견주어 누가 더 간절하겠습니까.
구름과 비를 부리는 권한이 신께서 혼자 하실 바가 아니라면 벼슬아치의 호소를 하늘에 옮겨 아뢰어 주소서. 하늘이 어찌 아득히 모른 체하고 가엾이 여기지 않겠습니까. 오직 바라건대 대왕께서는 기운을 몰아 넓은 하늘로 오르시어 태미궁과 자미궁에 달려가 아뢰시고, 우레 채찍과 번개 채찍을 재촉하여 사흘 비를 내려 주소서. 저희 기장과 피를 적시어 거둘 수 있게 하소서. 그리하시면 벼슬아치가 신께 갚는 일 또한 그 직분이니 이 말을 삼키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