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동국이상국집 › 전집 권38

돌림병 물리치기를 비는 반야 법석의 글疾疫祈禳般若法席文

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 · 이규보(李奎報) · 1241년 (고려 고종 28) 엮음 · 1251년 고쳐 보탬 · 단락 1 · 한자 132자 · 낭독 1.5분

동국이상국집 전집 권38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云云。三千界之慈悲父。無如我釋尊。十二部之殊勝經。斯謂之般若。宣揚苟切。饒潤滋多。顧吾軍皆效於從征。何一士不思其努力。禍生所忽。病莫能興。凡司統領之權。宜急鎭禳之術。張皇梵采。召集名緇。特於軍壘之四隅。閱此眞詮於七日。一毫所締。圓鑑卽通。伏願化謳歌於呻吟。勿藥有喜。策疲駑爲趫捷。所向無前。盡覆賊巢。遄還京輦。云云。

운운. 삼천 세계의 자비로운 아버지로는 우리 석가 세존만 한 이가 없고, 열두 갈래 가르침 가운데 가장 뛰어난 경전은 이를 반야(般若)라 합니다. 널리 펴기를 진실로 간절히 하면 넉넉히 적셔 줌이 매우 많습니다.

돌아보건대 우리 군사는 다 싸움에 따라나서는 데 힘을 바쳤으니, 어느 한 군사인들 그 힘씀을 생각하지 않겠습니까. 재앙은 소홀한 데서 생기고 병이 들면 일어날 수 없습니다. 무릇 거느리는 권한을 맡은 이라면 마땅히 서둘러 눌러 물리치는 법을 써야 합니다.

부처님 도량을 크게 차리고 이름난 스님들을 불러 모아, 특히 군사 진지의 네 모퉁이에서 이 참된 말씀을 이레 동안 읽습니다. 한 터럭만 한 정성이라도 맺으면 부처님의 두루 밝은 살피심이 곧 통합니다.

엎드려 바라건대 앓는 소리를 노랫소리로 바꾸시어 약을 쓰지 않고도 낫게 하시고, 지친 둔한 말을 채찍질하여 날래게 하시어 향하는 곳마다 앞을 막는 것이 없게 하소서. 도적의 둥지를 다 뒤엎고 서둘러 서울로 돌아가게 하소서. 운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