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 서악에 올리는 제문東京西岳祭文
云云。昨者東京元惡義庇之受戮。實亦大王之賜也。何者。賊之逃遁。非無他所。然義庇入匿西岳。爲我所擒。是豈大王之使然耶。予昔剖竹東都。嘗事大王。及捕孝心之黨。又嘗受大王之賜。今復統軍。自受命離家之日。心語口曰。西岳大王顯有靈德。况復有舊於予。是行也必蒙大賜。克成元功。及入東都。躬造祠堂。以祈陰助。果承力援。獲此元凶。嗚呼。大王之於予。可謂不負矣。敢遣信使。肅展精禋。是薄禮也。不足容歆。若復放神通之力。使草賊巨魁勃优。受誅於我軍。則當以琴瑟鍾皷歌舞倡優之樂。以報洪恩。言不可食。神其鑒之云云。
운운. 지난번 동경(東京)의 우두머리 악인 의비(義庇)가 베임을 당한 것은 참으로 또한 대왕께서 내리신 것입니다. 어찌 그러합니까. 도적이 달아나 숨을 곳이 다른 데 없지 않았는데도 의비가 서악(西岳)에 들어가 숨었다가 우리에게 사로잡혔으니, 이 어찌 대왕께서 그리하게 하신 것이 아니겠습니까.
제가 옛날 동도(東都)에서 고을살이할 때 일찍이 대왕을 섬겼고, 효심(孝心)의 무리를 잡을 때에도 또 일찍이 대왕께서 내리심을 받았습니다. 이제 다시 군사를 거느리게 되어 명을 받아 집을 떠나던 날부터 마음으로 입에 말하기를 「서악 대왕께서는 신령한 덕을 드러내시고 더구나 나와 옛정이 있으니, 이 걸음에는 반드시 큰 내리심을 입어 으뜸가는 공을 이루리라」 하였습니다. 동도에 들어가서는 몸소 사당에 나아가 남모르는 도움을 빌었더니, 과연 힘의 도움을 받아 이 우두머리 흉한 자를 얻었습니다.
아, 대왕께서 저에게 저버림이 없다 이를 만합니다. 감히 미쁜 사자를 보내어 삼가 정갈한 제사를 폅니다. 이는 변변찮은 예라 흠향하시기에 넉넉하지 못합니다. 만약 다시 신통한 힘을 놓으시어 도적 떼의 큰 우두머리 발우(勃优)라는 자가 우리 군사에게 베임을 받게 하신다면, 마땅히 거문고와 비파와 종과 북과 노래와 춤과 광대의 놀이로 큰 은혜를 갚겠습니다. 이 말을 어기지 않을 터이니 신께서는 이를 살피소서. 운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