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악에 올리는 제문東岳祭文
云云。人與人相知。恃舊相歡。則其所蘊蓄。無不顯陳。神明之分。亦不遠人。如其有素。寧視如新。曩者予以無似。剖符玆土。常事兩岳大王。其所賴固不貲矣。及捕孝心之黨。予又從軍。累更歲月。亦受大王之賜。獲全首領。以至今日。皆大王之力也。然則大王之於予。不可謂之無素矣。今者逆賊蜂起。叛逆王命。國家不能容忍。命愚等討之。自入都之日。親卽祠宇。畢露深衷。佇蒙陰援。西岳大王。果顯威靈。諭致東京元惡義庇於祠下。使我軍獲之。其不負如此。豈不嘉哉。獨我大王。嗇威吝德。不以赫然靈迹。報宿昔之歡。私心不能無望。然東京元惡。則以義庇爲最。草賊之巨者。無有如勃优者。今義庇雖死。勃优猶在。若大王速顯靈威。使勃优及其支黨。就我麾下。面受誅戮。則是日也。予當大統軍師。親謝祠前。以琴瑟鍾皷倡優之伎。樂我大王。大王其不享歟。云云。
운운. 사람과 사람이 서로 알아 옛정을 믿고 서로 기뻐하면 그 쌓인 속을 드러내어 펴지 않음이 없습니다. 신명의 분수도 또한 사람에게서 멀지 않으니, 만약 본디 정이 있다면 어찌 새로 만난 듯이 보시겠습니까.
지난날 제가 못난 몸으로 이 땅에서 고을살이하며 늘 두 산의 대왕을 섬겼으니 그 힘입은 바가 참으로 헤아릴 수 없습니다. 효심(孝心)의 무리를 잡을 때에 제가 또 군사를 좇아 여러 해를 지내면서 또한 대왕께서 내리심을 받아 목숨을 온전히 하여 오늘에 이르렀으니 다 대왕의 힘입니다. 그런즉 대왕께서 저에게 옛정이 없다 이를 수 없습니다.
이제 거스르는 도적이 벌떼처럼 일어나 임금의 명을 배반하니 나라에서 차마 용납할 수 없어 어리석은 저희에게 명하여 치게 하셨습니다. 동도에 들어가던 날부터 몸소 사당에 나아가 깊은 속을 다 드러내고 남모르는 도움을 기다렸습니다. 서악(西岳) 대왕께서는 과연 위엄 있는 신령을 드러내시어 동경(東京)의 우두머리 악인 의비(義庇)를 사당 아래로 이끌어 오게 하여 우리 군사가 잡게 하셨습니다. 그 저버리지 않으심이 이와 같으니 어찌 아름답지 않겠습니까.
다만 우리 대왕께서는 위엄을 아끼고 덕을 인색히 하시어 빛나는 신령한 자취로 지난날의 기쁨을 갚지 않으시니, 사사로운 마음에 바람이 없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동경의 우두머리 악인은 의비가 으뜸이었고, 도적 떼 가운데 큰 자로는 발우(勃优)만 한 이가 없습니다. 이제 의비는 비록 죽었으나 발우는 아직 있습니다. 만약 대왕께서 빨리 신령한 위엄을 드러내시어 발우와 그 갈래 무리가 우리 깃발 아래 나아와 그 자리에서 베임을 받게 하신다면, 그날에는 제가 마땅히 군사를 크게 거느리고 몸소 사당 앞에 사례하며 거문고와 비파와 종과 북과 광대의 재주로 우리 대왕을 즐겁게 하겠습니다. 대왕께서는 흠향하지 않으시겠습니까. 운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