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 대왕께 사례하는 제문公山大王謝祭文
云云。今月某日。賊魁等克就擒獲。授首于我軍。是日也幕府寮佐輩槌牛擔酒。大設公宴。將以賀我也。於是。自偏將至于士卒。桓桓赳赳。熊步虎視。卓紅旌竪白刃。鳴鍾撾皷。吹笙皷瑟。申以百戱之伎。鋪列軍門。序立旅進。將以樂我也。予憮然遏止之曰。若等以賊滅歸功於我耶。此則公山大王所以爲國家辨列于皇天上帝。假手於官軍使然也。予豈敢貪天之功。攘神之力。奪三軍之勞。自尸大美。首享玆樂耶。遂麾而却之曰。乃等先以牲幣黍稷之奠。陳樂府軍容。悉如今日所排比者。用樂我大王。還以享予。則予亦快意受若之宴勞不辭也。於是。寮屬等逡巡而退。先齋三日。藏此典祀以報我。然後遣以心腹之使。致敬祭于大王之靈。大王忍不享玆誠耶。云云。
운운. 이달 아무 날에 도적의 우두머리들이 마침내 사로잡혀 우리 군사에게 머리를 바쳤습니다. 이날 막부의 막료들이 소를 잡고 술을 메고 와 크게 잔치를 벌여 저를 치하하려 하였습니다.
이에 편장(偏將)에서 군졸에 이르기까지 굳세고 씩씩하여 곰처럼 걷고 범처럼 보며, 붉은 깃발을 세우고 흰 칼날을 곧추세우며, 종을 울리고 북을 치며, 생황을 불고 비파를 타며, 온갖 놀이의 재주를 더하여 군문에 벌여 늘어서서 차례로 서고 무리 지어 나아가 저를 즐겁게 하려 하였습니다.
저는 멍하니 이를 막고 말하였습니다. 「너희가 도적을 없앤 공을 나에게 돌리려 하느냐. 이는 공산(公山) 대왕께서 나라를 위하여 하늘의 상제께 아뢰어 관군에게 손을 빌려 그리되게 하신 것이다. 내가 어찌 감히 하늘의 공을 탐하고 신의 힘을 가로채며 삼군의 수고를 빼앗아 스스로 큰 아름다움을 차지하고 먼저 이 풍악을 누리겠느냐.」
마침내 손을 저어 물리치며 말하였습니다. 「너희는 먼저 희생과 폐백과 곡식 제물을 올리고, 악부와 군대의 모습을 오늘 벌여 놓은 것과 똑같이 다 갖추어 우리 대왕을 즐겁게 하라. 그리고 돌아와 나에게 올리면 나도 또한 마음 상쾌히 너희의 잔치 위로를 받아 사양하지 않겠다.」
이에 막료들이 머뭇거리며 물러가 먼저 사흘 동안 재계하고 이 제사를 갖추어 저에게 갚았습니다. 그런 뒤에 마음으로 믿는 사자를 보내어 대왕의 신령께 공경을 다해 제사를 드립니다. 대왕께서 차마 이 정성을 흠향하지 않으시겠습니까. 운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