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동국이상국집 › 전집 권39

전옥에서 옥을 비운 뒤 여는 반야 도량 글典獄行空獄後般若道場文

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 · 이규보(李奎報) · 1241년 (고려 고종 28) 엮음 · 1251년 고쳐 보탬 · 단락 1 · 한자 142자 · 낭독 1.4분

동국이상국집 전집 권39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蓮花寶座。如來爲兩足之尊。貝葉雄詮。般若極二空之旨。歸崇允篤。報應遄加。顧循眇眇之資。司牧元元之類。惟刑是恤。竊思伯禹之泣辜。諸罰所加。恐有冶長之非罪。況盛夏敲篜之節。豈生人楚毒之時。尋命有司。盡寬庶獄。冀託空門而乞援。永蠲胏石之受辭。玆敞熏筵。俾揚靈典。庶有加之悃愊。格無礙之照詳。不惟囹圄之空虛淸淨以理。抑亦國家之閑暇優遊爾休。

연꽃 보배 자리의 여래는 복과 지혜를 다 갖추신 높은 분이요, 패엽의 웅장한 가르침인 반야는 두 가지 공의 뜻을 다하였습니다. 받들어 돌아감이 진실로 도타우면 갚아 주심이 빨리 더합니다.

돌아보건대 보잘것없는 바탕으로 뭇 백성을 다스리는 일을 맡았습니다. 오직 형벌을 근심하여 우(禹)임금이 죄인을 보고 울던 일을 가만히 생각하고, 여러 벌이 내려진 곳에 공야장(公冶長)처럼 죄 없는 이가 있을까 두렵습니다. 하물며 한여름 찌는 철이 어찌 산 사람을 매질로 괴롭힐 때이겠습니까. 곧 맡은 관아에 명하여 여러 옥사를 모두 너그럽게 하였습니다.

공문에 의탁하여 도움을 빌고, 길이 억울함을 하소연하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이에 향 사르는 자리를 열어 신령한 경전을 드날리게 합니다.

더하는 정성이 걸림 없는 살펴보심에 이르러, 감옥이 텅 비어 맑고 깨끗하게 다스려질 뿐 아니라 나라도 한가롭고 넉넉하여 편안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