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의 점괘에 따라 여는 수명을 늘리는 신왕 도량 글國卜延壽神王道場文
동국이상국집 전집 권39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千百億化身之慈尊。廣宣妙藏。一十七神名之聖典。普利恒沙。言念沖人。叨臨大寶。聚門同域。莫窮禍福之源。旋式正棋。伻考吉凶之漸。謂屬秋行之季。宜防月厄之萌。斯扣覺庥。式陳梵采。集毳衣之淨侶。繙玉軸之靈詮。庶仗勝因。篤承慧援。釋災危之未兆。若氷渙然。享曆服之無疆。如竹苞矣。
천백억 화신의 자비로운 어른이 묘한 갈무리를 널리 펴시고, 열일곱 신의 이름을 담은 거룩한 경전이 항하 모래 같은 중생을 널리 이롭게 합니다.
생각건대 어린 이 몸이 외람되이 큰 자리에 임하였습니다. 문을 모으고 지경을 함께하여도 화와 복의 근원은 다 알 수 없어, 곧 점치는 판(式棋)을 바로 놓고 길흉의 조짐을 살피게 하였습니다. 가을철 끝자락에 들었으니 마땅히 달의 액운이 싹틈을 막아야 한다 합니다.
이에 깨달음의 도움을 두드려 부처의 의식을 벌입니다. 누비옷 입은 깨끗한 무리를 모아 옥으로 축을 한 경전의 신령한 가르침을 펴 읽게 합니다.
뛰어난 인연에 기대어 지혜의 도움을 도탑게 받아, 조짐이 드러나기 전에 재앙과 위태로움이 얼음 풀리듯 풀어지고, 누리는 운수가 끝이 없어 대나무가 떨기지듯 무성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