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동국이상국집 › 전집 권39

구요당에서 하늘의 변고를 빌어 물리치는 십일요 소재도량에 초례를 겸하여 베푸는 글九曜堂。行天變祈禳十一曜消災道場兼設醮禮文。

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 · 이규보(李奎報) · 1241년 (고려 고종 28) 엮음 · 1251년 고쳐 보탬 · 단락 1 · 한자 186자 · 낭독 2분

동국이상국집 전집 권39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災象過而告人。各因類至。天棐忱而佑下。宜以實祈。言念眇資。實惟涼德。早承丕統。式克至今日休。庶保永圖。不敢替上帝命。然由言貌之有失。加以政刑之多愆。民心未孚。乾變隨見。咨彼歲星之行緩。迺爲火曜之追陵。況天使飛流而騰迹於文昌。抑雷公憑怒而發聲於玄月。且悔吝存乎介。當軫殷憂。故思念至于勤。佇資陰騭。祇投仙館。想覩靈光。招素券之先生。諷吟祕簡。備玄壇之法醮。羞薦菲儀。伏望悃愊潛通。吉祥荐集。七政協璣衡之正。不忒不差。四方無抱鼓之鳴。寢昌寢盛。

재앙의 모습이 지나가며 사람에게 알림은 저마다 갈래를 따라 이르고, 하늘이 정성을 도와 아래를 돕나니 마땅히 참됨으로 빌어야 합니다.

말하자면 보잘것없는 바탕에 참으로 얇은 덕으로 일찍이 큰 계통을 이어 이로써 오늘의 아름다움에 이를 수 있었습니다. 길이 갈 꾀를 지켜 감히 상제의 명을 저버리지 못합니다. 그러나 말과 몸가짐에 잘못이 있고 거기에 정사와 형벌에 허물이 많아, 백성의 마음이 미덥지 못하고 하늘의 변고가 잇달아 나타납니다.

아, 저 세성(歲星)의 감이 더디어 화성이 뒤쫓아 넘보게 되었고, 하물며 하늘의 사자가 날아 흘러 문창(文昌) 자리에 자취를 올리고, 또 우레가 성을 내어 구월에 소리를 내었습니다. 뉘우침과 부끄러움은 작은 낌새에 있으니 마땅히 깊은 근심을 아파해야 하고, 그러므로 생각이 부지런함에 이르러 남모르는 도움에 기대기를 기다립니다.

삼가 신선의 집에 나아가 신령한 빛 보기를 생각합니다. 흰 문서를 지닌 선생을 불러 비밀한 책을 외게 하고, 검은 단의 법다운 초례를 갖추어 변변찮은 예를 올립니다.

엎드려 바라건대 간절한 속마음이 가만히 통하고 좋은 조짐이 거듭 모이게 하소서. 일곱 별이 혼천의의 바름에 맞아 어긋나지도 틀리지도 않게 하시고, 사방에 북을 안고 울리는 일이 없어 차츰 창성하고 차츰 성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