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동국이상국집 › 전집 권40

대창에서 올리는 대신 초례문大倉行大神醮禮文

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 · 이규보(李奎報) · 1241년 (고려 고종 28) 엮음 · 1251년 고쳐 보탬 · 단락 1 · 한자 168자 · 낭독 1.9분

동국이상국집 전집 권40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天降之咎。靡不由人。神享于誠。常無棄物。敢干聦正。用乞恕矜。念乘衰叔之時。叨荷重艱之寄。憂深慮遠。尙難振起於頽綱。政散民離。是用感傷於和氣。當孟冬之閉塞。有大電之震驚。繼以火祅。焚玆廩實。莫重於糓。忽蕩滅以無遺。雖有其邦。顧空虛而安恃。是寡人所自召也。彼群俗有何辜焉。玆益戰兢。竊思禳解。聊罄齋明之信。式陳蠲潔之儀。仰冀赤精。曲歆丹懇。炎威自却。蔑聞燒鷰之災。露積復崇。允恊夢魚之吉。陰陽常順。社稷永寧。

하늘이 내리는 허물은 사람에게서 말미암지 않음이 없고, 신은 정성에 흠향하시어 늘 버리는 것이 없습니다. 감히 밝고 바르신 데 나아가 용서하고 불쌍히 여기시기를 빕니다.

생각하건대 쇠하고 어지러운 때를 타고 무겁고 어려운 맡김을 외람되이 졌습니다. 근심이 깊고 생각이 멀어도 오히려 무너진 벼리를 떨쳐 일으키기 어렵고, 정사가 흩어지고 백성이 떠나니 이로써 화한 기운을 상하게 하였습니다.

초겨울 닫히고 막힐 때를 맞아 큰 번개가 울려 놀라게 하더니, 이어 불의 재앙으로 이 곳간의 곡식을 태웠습니다. 곡식보다 무거운 것이 없거늘 문득 쓸어 없어져 남은 것이 없습니다. 비록 그 나라가 있은들 텅 빔을 돌아보매 무엇을 믿겠습니까. 이는 과인이 스스로 부른 것이니 저 뭇 백성에게 무슨 허물이 있겠습니까.

이에 더욱 떨고 두려워하여 가만히 재앙 풀기를 생각합니다. 애오라지 재계하여 밝힌 미쁨을 다하고 깨끗이 씻은 예를 베풉니다.

우러러 바라건대 붉은 정기를 지니신 분께서 붉은 간절함을 굽어 흠향하소서. 불의 위세가 절로 물러가 제비집 태우는 재앙을 듣지 않게 하시고, 노적이 다시 높아 물고기 꿈이 알리는 풍년에 참으로 맞게 하소서. 음과 양이 늘 순하고 사직이 길이 편안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