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동국이상국집 › 전집 권40

재앙을 없애는 도량의 소消災道場疏

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 · 이규보(李奎報) · 1241년 (고려 고종 28) 엮음 · 1251년 고쳐 보탬 · 단락 1 · 한자 244자 · 낭독 2.6분

동국이상국집 전집 권40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踏山出海。巍然繞電之威身。點鐵成金。妙矣靈丹之神呪。一心歸仂。六臂扶持。言念眇冲。夙叨艱大。政未張於琴瑟。動昧變通。民方墮於溝坑。罔圖拯濟。紀綱所紊。恠異滋彰。忽遭赫赫之炎精。大掃陳陳之積廩。萬民生命。一旦寒灰。此尙疚於中懷。而未遑於假寐。矧靈臺之觀象。多星度之失躔。熒惑入羽林而迕行。大陰與木曜而同舍。未識如玆之譴。終爲何等之祅。旣往之災。雖甘受天威之難避。未然之患。庶確憑佛力以逆消。玆扣勝門。覬蒙眞蔭。結香泥之界。虔敞梵筵。繙玉軸之文。特宣密藏。熏功纔集。慧鑒已通。伏願五緯循常。八風恊候。干戈韜戢。坐臻萬戶之晏眠。禾稼豐穰。遄復千囷之露積。胡虜絶窺窬之志。邦家延悠久之基。

산을 밟고 바다에서 나오시니 우뚝한, 번개를 두르신 위엄의 몸이시요, 쇠를 찍어 금을 이루니 묘하도다 신령한 단약 같은 신비한 주문이여. 한마음으로 귀의하오니 여섯 팔로 붙들어 주소서.

생각건대 보잘것없고 어린 몸으로 일찍이 어렵고 큰 자리를 외람되이 맡았습니다. 정사는 거문고와 비파의 줄을 고쳐 매듯 펴지 못하여 움직임마다 변통에 어둡고, 백성은 바야흐로 구렁에 떨어지는데 건져 낼 길을 꾀하지 못합니다.

기강이 문란해진 바에 괴이한 일이 더욱 드러납니다. 문득 이글거리는 불의 정기를 만나 묵고 묵은 곳간의 쌓임을 크게 쓸어 버렸으니, 만백성의 목숨이 하루아침에 식은 재가 되었습니다. 이것이 오히려 가슴속에 병이 되어 잠깐 눈 붙일 겨를조차 없습니다.

하물며 영대에서 하늘을 살피니 별의 도수가 제 길을 잃은 것이 많습니다. 형혹성(熒惑星)이 우림(羽林) 별자리에 들어 거슬러 가고, 태음(大陰)이 목성과 한자리에 들었습니다. 이 같은 꾸짖음이 마침내 어떤 재앙이 될지 알지 못합니다.

이미 지나간 재앙은 비록 피하기 어려운 하늘의 위엄이라 달게 받겠으나, 아직 오지 않은 근심은 부디 부처의 힘에 굳게 기대어 미리 사라지게 하려 합니다. 이에 뛰어난 문을 두드려 참된 그늘을 입기를 바랍니다.

향 진흙으로 경계를 맺고 삼가 법의 자리를 열며, 옥 축의 글을 펴서 특별히 비밀한 갈무리를 널리 폅니다. 닦은 공이 겨우 모이자 지혜로운 살피심이 이미 통하였습니다.

엎드려 바라옵건대 다섯 별이 제 길을 따르고 여덟 바람이 철에 맞으며, 방패와 창이 감추어져 앉은 채로 만 집이 편안히 잠들기에 이르고, 벼농사가 넉넉히 여물어 천 곳간의 노적이 속히 돌아오게 하소서. 오랑캐가 엿보는 뜻을 끊고, 나라가 아득히 오랜 터전을 이어 가게 하소서.

협주 1

誥院述

고원(誥院)에서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