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거란 군사를 물리쳐 달라 비는 제석 도량문又丹兵祈禳帝釋道場文
除人之害。雖佛亦容。頑戎加殘物之凶。無若今之尤甚。釋帝有降魔之力。移諸此也非難。宜矗哀叫之聲。仰聒至明之聽。伏念某等庸虛忝位。輔相無能。屢遭氈毳之侵陵。旣難制禦。雖有金湯之險固。尙且兢危。由此遷僻地之榛荒。自我失神州之綺麗。歷世都邑。一朝丘墟。猶不爲之恥焉。盖欲避其難耳。何醜徒之踵至。遍外境以橫行。京師若一身也。雖幸免於毒牙。郡縣乃四支也。無奈委於饞吻。未聞皮剝而毛之能傳。豈有脣亡而齒得不寒。如予三事之臣。終不可安然忍視。捨我六天之主。又於何訴此危悰。斯扣靈庥。寔張覺席。仰線臺而歌詠聖號。繙貝牒而讀宣秘文。玆一七日之熏功。儻格他鑒。彼百千帳之獷種。卽爲我擒。伏願仗大神通。添新氣力。列郡倂力。掃羣虜之羶腥。疲民息肩。致庶邦之寧靜。
사람의 해를 없애는 일은 부처님도 용납하십니다. 완악한 오랑캐가 만물을 해치는 흉함을 더함이 오늘처럼 심한 적이 없습니다. 제석천은 마군을 항복시키는 힘이 있으니 그 힘을 여기에 옮기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마땅히 슬피 부르짖는 소리를 높여 지극히 밝으신 귀를 우러러 시끄럽게 합니다.
엎드려 생각하니 아무개들은 용렬하고 빈 채로 자리를 욕되게 하여 도와 다스림에 능함이 없습니다. 털옷 입은 무리의 침노를 여러 번 만나 이미 막기 어렵고, 비록 쇠로 두른 성과 끓는 못의 험하고 굳음이 있으나 오히려 두렵고 위태롭습니다. 이로 말미암아 외진 땅의 거친 덤불로 옮겼으니, 우리 손으로 아름다운 서울을 잃은 것입니다. 여러 대의 도읍이 하루아침에 폐허가 되었으나 오히려 부끄러워하지 않음은 그 어려움을 피하려 했을 뿐입니다.
어찌하여 더러운 무리가 잇달아 이르러 바깥 지경에 두루 멋대로 다닙니까. 서울은 한 몸과 같아 다행히 독한 이빨을 면하였으나, 고을은 곧 팔다리라 게걸스러운 입에 맡겨짐을 어찌하겠습니까. 가죽이 벗겨지고도 털이 붙어 있다는 말은 듣지 못하였고, 어찌 입술이 없어지고도 이가 시리지 않겠습니까. 나 같은 정승 된 신하가 끝내 편안히 차마 보고만 있을 수 없습니다. 우리 여섯 하늘의 주인을 버리고 또 어디에 이 위태로운 마음을 하소연하겠습니까.
이에 신령한 도움에 두드려 참으로 깨달음의 자리를 폅니다. 실로 꾸민 단을 우러러 거룩한 이름을 노래하고, 패엽 경전을 뒤져 비밀한 글을 읽어 폅니다. 이 이레 동안의 향 사르는 공이 혹 저 밝은 살피심에 이르면, 저 백천 장막의 사나운 무리가 곧 우리에게 사로잡힐 것입니다.
엎드려 바라옵건대 큰 신통에 힘입어 새 기력을 더하게 하시고, 여러 고을이 힘을 아울러 뭇 오랑캐의 누린내를 쓸어 내며, 지친 백성이 어깨를 쉬어 온 나라가 편안하고 고요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