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강공을 위하여 순천사를 고쳐 짓고 경찬하는 화엄장 소 — 법석에 올리는 소爲晉康公重修順天寺慶讚華嚴章踈 法席疏
我佛申右手而作一寺。舊範猶存。祖師依旁行而演十玄。羣疑自落。苟勤弘暢。卽格感通。有古精藍。閱年幾紀。山鍾秀異。本國家奉福之場。地接淸幽。宜龍象栖眞之所。然屋宇甚庳而未合壯觀。抑榱椽漸古而已不堪支。如吾官重而祿豐。忍不爲創。雖至歲欹而日圮。其誰有修。載加土木之功。更賁奐輪之美。重檐鱗疊。高棟翬飛。至若幢幡鍾磬之莊嚴。與夫丹雘漆髹之彩飾。種種皆具。一一可觀。及當畢務之初。將擧落成之典。高張猊座。廣集鵬耆。剋五十日之法筵。談八九會之玄旨。微言衮衮。如巨壑之傾波。曠解迢迢。若高山之炤日。音聲作供。眞實是香。苟毫許之營爲。得瞥頃之感契。伏願聖上陛下嚮箕疇之五福。坐擁太平。等竺室之萬籌。茂延遐壽。五兵火戢。四海波恬。
우리 부처님께서 오른손을 펴 절 하나를 지으셨으니 옛 본보기가 아직 남아 있고, 조사께서 옆으로 쓴 글에 의지해 열 가지 그윽한 뜻을 펴시니 뭇 의심이 절로 떨어졌습니다. 진실로 널리 펴기를 부지런히 하면 곧 감응하여 통함에 이릅니다.
옛 절이 있어 여러 해를 지냈습니다. 산이 빼어난 기운을 모았으니 본디 나라에서 복을 받드는 자리요, 땅이 맑고 그윽하니 큰스님들이 참됨에 깃들 곳으로 마땅합니다. 그러나 집이 너무 낮아 웅장한 볼거리에 맞지 않고, 또 서까래가 점점 낡아 이미 버티지 못합니다. 나같이 벼슬이 무겁고 녹이 넉넉한 사람이 차마 새로 짓지 않겠습니까. 해마다 기울고 날마다 무너지는 데 이른들 누가 고치겠습니까.
이에 흙과 나무의 공을 더하여 다시 넓고 큰 아름다움을 빛냅니다. 겹처마는 비늘처럼 포개지고 높은 마룻대는 꿩이 나는 듯합니다. 깃대와 번, 종과 경쇠의 장엄함과 붉은 칠 옻칠의 고운 꾸밈에 이르기까지 가지가지 다 갖추어져 하나하나 볼 만합니다.
일을 마친 처음에 낙성하는 예식을 거행하려 합니다. 사자 자리를 높이 베풀고 큰스님들을 널리 모았습니다. 쉰 날의 법석을 기약하여 화엄 여덟아홉 법회의 그윽한 뜻을 이야기합니다. 미묘한 말씀이 도도하여 큰 골짜기가 물결을 기울이는 듯하고, 넓은 풀이가 아득하여 높은 산이 햇빛에 환히 빛나는 듯합니다. 소리로 공양을 삼으니 참으로 이것이 향입니다. 진실로 터럭만 한 정성이라도 들이면 눈 깜짝할 사이의 감응을 얻습니다.
엎드려 바라옵건대 성상 폐하께서는 다섯 가지 복을 누리시어 앉아서 태평을 안으시고, 부처님 집의 만 가지 산가지처럼 긴 수명을 무성히 늘리소서. 다섯 가지 병장기가 불 꺼지듯 거두어지고 온 바다의 물결이 잔잔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