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회에서 선을 설해 주기를 청하는 글禪會請說禪文
佛印西來。禪乘東轉。雖心心相照。自然絶語離言。若祖祖不宣。誰肯上堂擧話。仰祈宗匠。略啓玄源。恭惟禪師丈下。法器泓深。家風淸淡。道存乎默。未曾皷動於機關。時或有言。無奈震驚於天地。伏念弟子才非輪翮。職揔璣衡。欲維持世季之陵夷。常耗竭愚心而計較。唯梵力是荷。必延松麓之靈基。顧法門雖多。確倚曹溪之正眼。况今上天之變異也。無言喩意。頑敵之往來也。如疾在心。益憑向上之宗。期杜未然之患。盛張香範。大集衲僧。如予微願之必圓。都在洪音之一下。伏望勿惜一槌之伎倆。極談五葉之根源。普潤羣倫。一如祈望。
부처의 인가가 서쪽에서 오고 선의 수레가 동쪽으로 굴렀습니다. 비록 마음과 마음이 서로 비추어 저절로 말이 끊기고 말을 떠나지만, 조사마다 펴지 않는다면 누가 법상에 올라 화두를 들겠습니까. 우러러 큰 스승께 비오니 그윽한 근원을 조금 열어 주소서.
공손히 생각하건대 선사 어른께서는 법 그릇이 깊고 깊으며 가풍이 맑고 담박합니다. 도가 잠잠한 데 있어 일찍이 기관을 두드려 움직이지 않으시나, 때로 말씀이 있으면 하늘과 땅을 놀래킴을 어찌하겠습니까.
엎드려 생각하니 제자는 재주가 큰 날개가 아니면서 나라의 저울대를 총괄하는 자리에 있습니다. 말세의 무너져 내림을 붙들어 지키려고 늘 어리석은 마음을 다 써 가며 헤아립니다. 오직 부처님 힘을 입어야 반드시 송악 기슭의 신령한 터전을 길이 이을 수 있고, 법문이 비록 많으나 굳게 조계(曹溪)의 바른 눈에 기댑니다. 하물며 이제 하늘의 변고는 말 없이 뜻을 깨우치고, 완악한 적이 오가는 것은 병이 가슴에 든 것 같습니다. 더욱 위로 향하는 종지에 기대어 아직 일어나지 않은 근심을 막기를 기약합니다.
향 사르는 법석을 성대히 베풀고 납의 입은 승려를 크게 모았습니다. 제 작은 바람이 반드시 이루어짐은 모두 큰 소리 한 번 내리심에 달렸습니다.
엎드려 바라옵건대 방망이 한 번의 솜씨를 아끼지 마시고 다섯 잎의 근원을 다 이야기하시어, 뭇 무리를 두루 적셔 주시기를 한결같이 비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