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논하다論詩
作詩尤所難。語意得雙美。含蓄意苟深。咀嚼味愈粹。意立語不圓。澁莫行其意。就中所可後。雕刻華艶耳。華艶豈必排。頗亦費精思。攬華遺其實。所以失詩旨。邇來作者輩。不思風雅義。外飾假丹靑。求中一時嗜。意本得於天。難可率爾致。自揣得之難。因之事綺靡。以此眩諸人。欲掩意所匱。此俗寖已成。斯文垂墮地。李杜不復生。誰與辨眞僞。我欲築頹基。無人助一簣。誦詩三百篇。何處補諷刺。自行亦云可。孤唱人必戱。
시를 짓는 데 가장 어려운 것은 말과 뜻이 둘 다 아름다움을 얻는 일이다 머금은 뜻이 참으로 깊으면 씹을수록 맛이 더욱 순수하고 뜻은 섰으나 말이 매끄럽지 못하면 껄끄러워 그 뜻이 가지 못한다 그 가운데 뒤로 미룰 것은 아로새겨 곱게 꾸미는 일일 뿐 곱게 꾸밈을 어찌 반드시 물리치랴 그것도 자못 정신을 쓰는 일이다 다만 꽃만 움켜쥐고 그 열매를 버리니 그래서 시의 본뜻을 잃는다 요즈음 짓는 이들은 「풍(風)」과 「아(雅)」의 뜻을 생각하지 않고 겉을 꾸미고 단청을 빌려 한때의 기호에 맞기만 구한다 뜻은 본디 하늘에서 얻는 것이라 갑작스레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 얻기 어려움을 헤아리고는 그 때문에 곱고 사치스러움만 일삼는다 이것으로 남의 눈을 어지럽혀 뜻이 모자람을 가리려 한다 이런 버릇이 점점 굳어져 이 글의 도가 땅에 떨어지려 하는데 이백과 두보가 다시 나지 않으니 누구와 더불어 참과 거짓을 가리랴 내가 무너진 터를 쌓으려 하나 한 삼태기를 도와줄 사람이 없다 「시」 삼백 편을 외운들 어디에서 풍자에 보탬이 되랴 홀로 가는 것도 괜찮다 하겠으나 외로이 부르면 남들이 반드시 비웃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