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낙천의 병중 열다섯 수에 차운하여 화답하다次韻和白樂天病中十五首
予本嗜詩。雖宿負也。至病中尤酷好。倍於平日。亦不知所然。每寓興觸物。無日不吟。欲罷不得。因謂曰此亦病也。曾著詩癖篇以見志。盖自傷也。又每食不過數匙。唯飮酒而已。常以此爲患。及見白樂天後集之老境所著。則多是病中所作。飮酒亦然。其一詩略云。我亦定中觀宿命。多生債負是歌詩。不然何故狂吟詠。病後多於未病時。酬夢得詩云。昏昏布衾底。病醉睡相和。服雲母散詩云。藥消日晏三匙食。其餘亦倣此。予然後頗自寬之曰。非獨予也。古人亦爾。此皆宿負所致。無可奈何矣。又白公病暇滿一百日解綬。予於某日將乞退。計病暇一百有十日。其不期相類如此。但所欠者。樊素,少蠻耳。然二妾亦於公年六十八。皆見放。則何與於此時哉。噫。才名德望。雖不及白公遠矣。其於老境病中之事。往往多有類予者。因和病中十五首。以紓其情。
나는 본디 시를 즐기니 이는 묵은 빚이기도 하다. 병중에 이르러서는 더욱 혹독히 좋아하여 여느 때보다 갑절이나 되는데 나도 그 까닭을 모르겠다. 흥이 일고 사물에 부딪칠 때마다 읊지 않는 날이 없어 그만두려 해도 되지 않는다. 그래서 이것도 병이라 하고, 일찍이 「시벽(詩癖)」 편을 지어 뜻을 보였으니 스스로 가슴 아파한 것이다.
또 끼니마다 몇 술을 넘기지 못하고 오직 술만 마실 뿐이어서 늘 이것을 걱정으로 삼았다. 그런데 백낙천(白樂天)의 후집 가운데 늘그막에 지은 것을 보니 대개 병중에 지은 것이고 술을 마신 일도 그러하였다.
그 한 시에 대략 이르기를 「나도 선정 가운데 지난 생을 보니 여러 생에 진 빚이 바로 노래와 시더라. 그렇지 않다면 무엇 때문에 미친 듯 읊어 병든 뒤가 병들기 전보다 많겠는가」 하였다. 몽득(夢得)에게 답한 시에는 「어둑어둑 베이불 속에서 병과 취기와 잠이 서로 섞인다」 하였고, 운모산을 먹으며 지은 시에는 「약 기운이 스러지고 해가 늦도록 세 술을 먹는다」 하였으니 그 나머지도 이와 비슷하다.
나는 그제야 자못 스스로 너그러이 여겨 말하였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옛사람도 그러하였으니, 이는 모두 묵은 빚이 부른 것이라 어찌할 수 없는 일이라고.
또 백공은 병으로 쉰 날이 백 일을 채우자 인끈을 풀었는데, 나도 아무 날에 물러나기를 청하려 하니 병으로 쉰 날을 헤아리면 백열흘이다. 기약하지 않았는데도 서로 닮음이 이와 같다. 다만 모자란 것은 번소(樊素)와 소만(少蠻)뿐이다. 그러나 그 두 첩도 공의 나이 예순여덟에 다 내보냈으니 지금 이때와 무슨 상관이 있으랴.
아, 재주와 이름과 덕망이야 백공에 훨씬 미치지 못하나, 늘그막 병중의 일에는 이따금 나와 닮은 것이 많다. 그래서 병중 열다섯 수에 화답하여 그 마음을 푼다.
협주 1
幷序
서문을 함께 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