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랑이 「흰 것을 읊다」를 뒤집어 「검은 것을 읊다」로 지어 부쳐 온 시에 차운하다 — 그 서에 이르기를 「공이 장차 바탕으로 돌아가려 하매 흰 것을 뜻에 맞다 하여 읊었으니, 검은 것은 내 분수다. 그러므로 읊는다」 하였다次韻李侍郞翻詠白爲詠黑詩見寄。其序云。公將還質。以白爲愜志詠之。黑吾分也。故以爲詠云。
水宮元所寄。灰刦已曾經。露却梁妻面。依他賈后形。墨山無爽岸。沮水盡渾汀。顔屋塵垢墮。羊家炭屑零。氣能凌火宿。德自應辰星。鵶濕新書詔。蠅攢誤點屛。雲鬟梳欲罷。花眼眩難醒。翳葉蟬號樹。占陰蜧戱庭。筆騰揮轉速。盧躍叱敎停。遍入硯池學。深淪文塚銘。人蟲唯得首。鳥族或專翎。䃜在石尤美。漆因材自刑。暝烟猶冠岫。夕月未生溟。夏戰驪充馭。湯興乙降靈。岌冠初聳柱。砑帽似磨硎。圖出神龜負。琴彈舞鶴聽。門宜鐵作限。器可瓦爲甁。莫笑尉丞綬。行將佩盭靑。
물 속 궁궐에 본디 붙어 살았고 겁화(劫火)의 재를 이미 겪었네 양홍(梁鴻)의 아내 같은 낯을 드러냈고 가후(賈后)의 모습을 닮았네 묵산(墨山)에는 밝은 언덕이 없고 저수(沮水)는 물가가 온통 흐리네 안회(顔回)의 집에는 그을음이 떨어지고 양씨 집에는 숯가루가 흩날렸네 기운은 능히 화성(火星) 자리를 넘어서고 덕은 절로 진성(辰星)에 응하네 젖은 까마귀 빛으로 새 조서를 쓰고 파리가 모여든 듯 병풍에 잘못 점을 찍었네 구름 같은 쪽머리는 빗질을 막 마치려 하고 아물거리는 눈은 어지러워 깨어나기 어렵네 잎에 가려 매미는 나무에서 울고 그늘을 차지해 검은 도마뱀이 뜰에서 노네 붓이 날아 휘두름이 더욱 빠르고 「노(盧)」가 튀어 오르자 소리쳐 멈추게 하네 두루 벼루 못에 들어가 글씨를 배웠고 깊이 묻힌 것은 「문총명(文塚銘)」일세 사람이라는 벌레는 오직 머리만 검고 새 무리는 더러 깃을 온통 검게 지녔네 「䃜」은 돌 가운데 더욱 아름답고 옻나무는 쓸모 때문에 스스로 베이네 저녁 연기는 아직 묏부리에 관을 씌웠고 저녁 달은 아직 바다에서 돋지 않았네 하(夏)나라 싸움에는 검은 말이 수레를 채웠고 탕(湯)임금이 일어날 적엔 제비가 신령을 내렸네 높은 관은 처음으로 쇠 기둥을 세웠고 윤낸 모자는 숫돌에 간 듯하네 그림은 신령한 거북이 지고 나왔고 거문고를 타니 춤추는 학이 듣네 문에는 쇠로 문지방을 하는 것이 마땅하고 그릇은 질그릇으로 병을 삼아도 되네 위(尉)와 승(丞)의 인끈을 비웃지 말라 장차 푸른 인끈을 차게 되리라
협주 11
需
수(需)
墨山。山名。黑石所出。
묵산(墨山)은 산 이름이다. 검은 돌이 나는 곳이다.
沮水。水名。又黑石所出。
저수(沮水)는 물 이름이다. 역시 검은 돌이 나는 곳이다.
顔回在破屋炊飯云云。
안회(顔回)가 허물어진 집에서 밥을 짓던 일을 말한다.
羊誘屑炭爲獸。
양유(羊誘)가 숯가루로 짐승을 만들었다.
劉蛻聚蒿埋之。作文塚銘。
유태(劉蛻)가 초고를 모아 묻고 「문총명(文塚銘)」을 지었다.
人爲黑頭蟲。
사람은 검은 머리 벌레다.
䃜。美石黑色。
「䃜」은 아름다운 검은 빛깔의 돌이다.
鐵柱冠御史冠。
쇠 기둥을 세운 관은 어사가 쓰는 관이다.
玄龜。
검은 거북이다.
玄鶴。
검은 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