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동국이상국집 › 후집 권2

이 시랑에게 부치다寄李侍郞

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 · 이규보(李奎報) · 1241년 (고려 고종 28) 엮음 · 1251년 고쳐 보탬 · 단락 2 · 한자 128자 · 낭독 1.4분

동국이상국집 후집 권2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予旣退居。百念灰冷。唯未去詩中餘債。偶得長句一篇。以寓樂道送老之意。末句有趁春遊賞之約。幸肯而勿忽也。

내가 물러나 지내매 온갖 생각이 재처럼 식었으나, 오직 시에 진 남은 빚만은 떨치지 못하였다. 우연히 긴 시 한 편을 얻어 도를 즐기며 늙음을 보내려는 뜻을 붙였다. 끝 구에는 봄을 좇아 노닐자는 약속이 있으니, 부디 받아 주고 소홀히 여기지 말기 바란다.

협주 1

需。○幷序○織錦體。

수(需). ○서문을 아울렀다. ○직금체(織錦體)다.

殘年幸逸鳥深棲。適意隨情任景西。歡劇祗憂無酒飮。債餘猶負有詩題。觀心正契空空了。味道眞融物物齊。冠弁斂還藏篋樻。蓏苽培欲理田畦。丹心暗動芳桃艶。綠眼微攢細柳低。官退始宜謀醉倒。看花好約一壺提。

남은 해에 다행히 편안하니 새가 깊이 깃든 격이요 뜻에 맞게 정을 따라 해가 서쪽으로 기울도록 맡겨 두네 즐거움이 한창일 때는 다만 마실 술 없을까 근심하고 남은 빚으로는 아직 지어야 할 시 제목을 지고 있네 마음을 살피니 「비고 또 빔」에 바로 들어맞고 도를 맛보니 참으로 만물이 가지런함에 녹아드네 관과 갓은 거두어 도로 상자에 넣어 두고 오이 넝쿨은 북돋아 밭두둑을 다스리려 하네 붉은 마음은 고운 복사꽃 빛에 남몰래 움직이고 반가운 눈길은 가는 버들가지 낮게 드리운 데 살짝 모이네 벼슬에서 물러났으니 이제 취해 쓰러질 일을 꾀함이 마땅하니 꽃구경 갈 때는 술병 하나 들자고 약속함이 좋겠네

협주 1

丹心·綠眼 — 이 편은 줄머리에 색 글자를 놓는 직금체라 원문은 「붉을 단(丹)」·「푸를 록(綠)」으로 맞추었다. 綠眼은 완적의 청안(靑眼)처럼 반가이 보는 눈이다. ― 옮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