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동국이상국집 › 후집 권3

이 평장사가 산호정 모란 시에 화답해 부쳐 온 것에 차운하다次韻李平章和山呼亭牡丹見寄

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 · 이규보(李奎報) · 1241년 (고려 고종 28) 엮음 · 1251년 고쳐 보탬 · 단락 4 · 한자 224자 · 낭독 2.3분

동국이상국집 후집 권3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方疑猩血灑枝丹。還有濃香暗襲欄。着意君能傳色肖。無情花亦點頭看。風嫌宿醉微吹面。露促晨粧早洗顔。若使解言能報導。但期丞相日來觀。

바야흐로 성성이 피를 가지에 뿌린 듯 붉은데 도리어 짙은 향기가 몰래 난간을 덮쳐 오네 뜻을 두어 그대가 그 빛깔을 닮게 옮겨 놓으니 무정한 꽃도 고개를 끄덕이며 보네 바람은 지난밤 술기운을 싫어해 얼굴에 살짝 불고 이슬은 새벽 단장을 재촉해 일찍 얼굴을 씻기네 만약 말을 할 줄 알아 알릴 수 있다면 다만 승상께서 날마다 와서 보기를 바라리

협주 2

仁植

인식(仁植)이다.

解言 — 이 책은 解語를 내내 「말을 알아듣다」로 옮겼으나, 뒤에 「알리다」가 붙는 자리라 「말할 줄 알다」로 읽었다. ― 옮긴이

月色應疑桂色丹。殷勤護影上巍欄。初誰濃染辰砂出。又孰輕裁蜀錦看。幾許詞人鸎與唱。不邀狂叟蝶胡顔。細思我已微仙分。咫尺山呼尙未觀。

달빛은 계수나무 빛이 붉은가 싶고 은근히 그림자를 지키며 높은 난간에 오르네 처음에 누가 진사(辰砂)를 짙게 물들여 내었고 또 누가 촉 땅 비단을 가벼이 잘라 놓았나 그 얼마나 많은 시인이 꾀꼬리와 더불어 노래하는데 미친 늙은이를 부르지 않으니 나비는 무슨 낯인가 곰곰 생각하니 나는 이미 신선의 분수가 적어 지척인 산호정도 아직 보지 못했네

日出初憐玄映丹。日高還覆錦遮欄。瑞香宜作雲毬見。絶艶聊將綉帶看。只是天心鍾與色。那因世眼更添顔。花無分別人猶惑。未必嗔吾最後觀。

해 뜰 녘엔 검은빛에 붉은빛이 비쳐 어여쁘고 해가 높으면 도로 비단을 덮어 난간을 가리네 상서로운 향기는 운구(雲毬)로 보아 마땅하고 빼어난 고움은 애오라지 수대(綉帶)로 보네 다만 하늘 마음이 그 빛깔을 모아 준 것이지 어찌 세상 눈길 때문에 얼굴을 더 꾸미랴 꽃은 가림이 없건만 사람이 도리어 홀리니 내가 맨 나중에 본다고 꼭 성내지는 않으리

협주 1

雲毬綉帶。皆牡丹名。

운구와 수대는 모두 모란의 이름이다.

丹禁尤宜色尙丹。種花仍更設赬欄。赭袍天子時容賞。紅袖宮娥痛欲看。已是帝尊無與配。又將誰媚屢迴顔。翻階芍藥吟應慣。移向西垣特地觀。

붉은 대궐에는 더욱이 붉은 빛깔이 마땅하니 꽃을 심고 또 붉은 난간을 둘렀네 붉은 곤룡포의 천자가 때로 즐겨 보고 붉은 소매 궁녀는 애타게 보고자 하네 이미 임금처럼 높아 짝할 것이 없으니 또 누구에게 아양 떨려고 자주 얼굴을 돌리랴 섬돌에 넘실대는 작약은 읊기에 익숙하겠으나 서쪽 관아로 옮겨 가 특별히 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