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 스무사흗날 집 샘에 쓰다五月二十三日。題家泉。
동국이상국집 후집 권4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家有寒泉。若四月五月。必一經大雨。然後湧出盈沼。自爾後非大旱不涸。至九月乃停。非黃潦非源泉。莫知其故也。
집에 찬 샘이 있다. 사월이나 오월에 반드시 한 번 큰비를 겪은 뒤에야 솟아 나와 못을 채운다. 그 뒤로는 큰 가뭄이 아니면 마르지 않다가 구월에 이르러서야 그친다. 장마로 고인 물도 아니고 솟는 샘도 아니니 그 까닭을 알 수 없다.
협주 1
二首○幷序
두 수다. ○ 서문을 함께 붙였다.
初因雨出晴恒湧。認有源渟秋必焦。我導此泉非地有。天應賜我禦炎歊。
처음에는 비로 나와도 개고 나면 늘 솟으니 근원이 고여 있는가 여기지만 가을이면 반드시 마르네 내가 이르노니 이 샘은 땅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하늘이 응당 나에게 더위를 막으라고 주신 것일세
大熱要寒水。泉流必此時。此時吾富貴。盈井又盈池。
큰 더위에는 찬물이 있어야 하는데 샘이 흐르는 것은 반드시 이때일세 이때만은 내가 넉넉하고 귀하니 우물에도 가득하고 못에도 가득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