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학사가 앞 시에 두루 화답하고 몸소 찾아와 준 것에 또 차운하다又次韻朴學士揔和前詩。親訪見贈。
1첫째 수
二老相將暫見過。笑予池廢付羣蛙。適來旋去緣何事。爲欠靑蛾勸酒歌。
두 늙은이가 서로 이끌고 잠깐 들렀다가 못을 버려두어 개구리 떼에 맡겼다고 나를 웃네 왔다가 곧 가 버린 것은 무슨 까닭인가 술 권하며 노래할 고운 사람이 없어서라네
협주 2
今朝與李學士。同訪旋去。留之不得。
오늘 아침에 이 학사와 함께 찾아왔다가 곧 가 버려 붙들지 못하였다.
兩君笑予不理池塘。予答曰。熱則入浴。何以侈爲。
두 분이 내가 못을 손질하지 않는다고 웃기에, 내가 더우면 들어가 멱을 감으면 그만이지 어찌 사치를 부리랴 하고 답하였다.
2둘째 수
肉食當年分已過。豈同韓老稍烹蛙。邇來亦屛腥膻物。舊癖難除只醉歌。
고기 먹던 그 시절의 분수는 이미 지났으니 어찌 한유(韓愈) 늙은이가 개구리를 삶던 것과 같으랴 요즈음은 비리고 누린 것도 물리치고 옛 버릇은 없애기 어려워 다만 취해 노래할 뿐이네
협주 1
邇來不嗜肉食。
요즈음은 고기 먹기를 즐기지 않는다.
3셋째 수
李老遐孫鬢亦華。靑牛猶未渡流沙。愧予空嗜忘憂物。羡子長携解語花。二事尋常如得際。兩翁歡樂各何加。更聞隣有彈箏手。垂柳陰中蘇小家。
노자(老子)의 먼 후손도 귀밑털이 세었건만 푸른 소는 아직 유사(流沙)를 건너지 못하였네 부끄러워라 나는 부질없이 근심 잊는 것만 즐기고 부럽구나 그대는 늘 말 알아듣는 꽃을 데리고 다니네 이 두 가지를 예사로이 함께 얻을 수 있다면 두 늙은이의 즐거움에 무엇을 더하랴 다시 들으니 이웃에 쟁 잘 타는 이가 있다는데 늘어진 버들 그늘 속 소소(蘇小)의 집이라네
협주 1
右二首初訪詩
위 두 수는 처음 찾아왔을 때의 시이다.
4넷째 수
家有倡兒始學箏。我如久假大無情。但期置酒頻相喚。與聽朱絃落玉聲。
그대 집 기생아이가 이제 막 쟁을 배운다는데 내가 오래 빌려 두면 참으로 무정하리라 다만 술자리를 벌이고 자주 불러 주기를 바라니 함께 붉은 줄에서 옥 같은 소리 떨어지는 것을 들으세
협주 2
右一首○乞菊詩韻。今公所述。不以菊。予亦順之。
위는 한 수이다. 국화를 청한 시의 운인데, 이제 공이 지은 것은 국화를 말하지 않았으므로 나도 그것을 따랐다.
君妓今未工於箏。
그대의 기생은 아직 쟁에 익숙하지 못하다.
5다섯째 수
書生不必事琴箏。只箇吟詩愜雅情。自別哀絃何遣憫。時吹林葉當笳聲。
글하는 이가 굳이 거문고와 쟁을 일삼을 것 없고 다만 시를 읊는 것이 맑은 정에 맞네 애달픈 줄과 헤어진 뒤로 답답함을 어이 풀랴 때때로 숲의 잎을 불어 젓대 소리를 대신하네
6여섯째 수
檀拍常交碎。花裙慣對翻。一來殘叟手。似作怨咨言。
박달 박자판은 늘 어우러져 부서지듯 울렸고 꽃무늬 치마는 마주하여 뒤집기에 익숙하였으리 한 번 쇠잔한 늙은이의 손에 오고는 원망하는 말을 하는 듯하네
협주 1
右二首還琴詩
위 두 수는 가야금을 돌려보내며 지은 시이다.
7일곱째 수
何用區區鳳髓連。本施園客繭絲絃。一聲尙足寬愁緖。孤負前期我不然。
어찌 구구하게 봉황 골수 아교로 줄을 잇겠는가 본디 원객(園客)의 고치실로 줄을 매었네 한 소리만으로도 시름을 풀기에 넉넉하니 앞서의 기약을 저버리는 일을 나는 하지 않으려네
협주 3
本期絃盡。則加絃還之。然絃亦不絶。故不爾。
본디 줄이 다하면 줄을 더하여 돌려주기로 기약하였으나, 줄이 끊어지지 않았으므로 그리하지 않았다.
君復送琴。予以前期不受。
그대가 다시 가야금을 보냈으나 나는 앞서의 기약대로 받지 않았다.
右上同
위는 앞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