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비감이 먹으로 그린 대 네 줄기를 그리고 앞 시에 아울러 화답해 보내 준 것에 차운하다次韻丁秘監寫墨竹四榦。兼和前詩來贈。
1서문
昨冒恥。以硬牋乞墨竹。公笑不受。特以金粉紙掃四榦。兼和前詩。親訪見貺。不勝榮荷。復次韻四首奉寄。
어제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뻣뻣한 종이로 먹으로 그린 대를 청하였더니, 공이 웃으며 받지 않고 특별히 금가루 종이에 네 줄기를 쳐 주었다. 아울러 앞 시에 화답하여 몸소 찾아와 주시니 영광스럽고 고마움을 이기지 못하겠다. 다시 차운하여 네 수를 지어 받들어 부친다.
협주 1
幷序
서문을 아울러 싣는다.
2첫째 수
淡黃金紙薄雲輕。掃出森然碧玉莖。何必鮫人絹似雪。從今亦貴楮先生。
옅은 누른 금빛 종이가 엷은 구름처럼 가벼운데 빽빽한 푸른 옥 줄기를 쳐 내었네 어찌 굳이 눈처럼 흰 교인(鮫人)의 비단이라야 하랴 이제부터는 닥종이 선생(楮先生)도 귀하게 되리라
3둘째 수
千金墨畫已非輕。更貺淸詩響六莖。願以明公心竹出。移之賢祖腹松生。
천금 같은 먹그림도 이미 가볍지 않은데 다시 맑은 시를 주시니 「육경(六莖)」의 울림 같네 바라건대 명공의 마음에서 대를 내어 어진 조상의 뱃속에서 솔이 돋던 자리로 옮기시라
4셋째 수
一莖露重一風輕。老硬尤憐飽雪莖。還有新筠已離立。似嫌人導是旁生。
한 줄기는 이슬이 무겁고 한 줄기는 바람이 가볍고 늙고 굳센 것은 눈을 배불리 맞은 줄기가 더욱 어여쁘네 또 새 대가 있어 이미 따로 서 있으니 곁에서 난 것이라고 사람들이 이르는 것을 싫어하는 듯하네
협주 1
露竹風竹老竹新竹。
이슬 맞은 대, 바람 맞은 대, 늙은 대, 새 대이다.
5넷째 수
此君爭肯入毫輕。必待通身作竹莖。竹是君身君是竹。歲寒一節共平生。
이 대가 어찌 붓끝에 가벼이 들어오려 하랴 반드시 온몸이 대 줄기가 되기를 기다리네 대가 곧 그대의 몸이요 그대가 곧 대이니 추운 시절의 한 마디 절개를 한평생 함께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