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천자배라 부르는 배를 먹다食俗所號天子梨
동국이상국집 후집 권5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豺虎滿故都。安致此名梨。若是新京物。栽養自何時。此邑舊江村。耕墾尙未支。奚暇事種菓。至今爲人資。市人亦何得。出賣輒如期。銛刀纔欲破。未食饞涎垂。但有天子名。人臣食非宜。如從市乃得。是我祿所移。祿者君所賜。啖之亦何疑。喫得數四箇。氷雪爽肝脾。再拜謝天耳。當復謝於誰。
승냥이와 범이 옛 서울에 가득한데 어떻게 이 이름난 배가 왔는가 만약 새 서울의 것이라면 심고 기른 것이 언제부터인가 이 고을은 옛날 강가의 마을이라 밭 갈고 일구기도 아직 넉넉하지 못하네 어느 겨를에 과일 심는 일을 하여 이제껏 사람의 살림이 되었으랴 장사꾼은 또 어디서 얻어 내어 파는 것이 늘 때를 맞추는가 날카로운 칼로 이제 막 쪼개려는데 먹기도 전에 군침이 흐르네 다만 천자라는 이름이 있으니 신하가 먹기에는 마땅하지 않네 장에서 사서 얻은 것이라면 이는 내 녹이 옮겨 간 것이네 녹은 임금이 내리신 것이니 먹는 것을 또 무엇을 의심하랴 서너 개를 먹으니 얼음과 눈이 간과 지라를 시원하게 하네 두 번 절하고 하늘에 사례할 뿐 다시 누구에게 사례하랴
협주 1
時虜兵止舊京。
그때 오랑캐 군사가 옛 서울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