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동국이상국집 › 후집 권5

이 학사가 맨드라미 시에 화답한 것에 차운하다次韻李學士和雞冠花詩

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 · 이규보(李奎報) · 1241년 (고려 고종 28) 엮음 · 1251년 고쳐 보탬 · 단락 2 · 한자 252자 · 낭독 2.6분

동국이상국집 후집 권5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1첫째 수

萬花開了過眼空。坐見此花今久矣。拒霜黃菊晚方親。那有浮紅相仲季。千般態度看轉生。未必雞頭能獨似。沈吟比况終未工。豈以芳心灰已死。繁開掩亂高復低。爛若絳旗齊卓地。衆花多類剪輕羅。此若厚繒深染紫。肌文密緻少脆容。驟雨狂風猶肆爾。牧丹芍藥不多時。絶色又非吾輩跂。雖其亞者得長看。差勝西施一見耳。

온갖 꽃이 다 피었다 눈앞을 지나 비었는데 앉아서 이 꽃을 보기가 이제 오래되었네 서리를 막는 부용과 누런 국화는 늦게야 가까워지니 어디에 덧없는 붉음이 서로 형제로 겨룰 것이 있으랴 천 가지 모습이 보는 대로 달라져 나니 꼭 닭의 볏만이 홀로 닮은 것은 아니네 읊조리며 견주어 보아도 끝내 잘되지 않으니 어찌 꽃다운 마음이 재가 되어 죽었기 때문이랴 무성히 피어 어지러이 가리고 높고 또 낮으니 붉은 깃발이 땅에 가지런히 꽂힌 듯 환하네 여느 꽃은 대개 얇은 비단을 잘라 놓은 듯한데 이 꽃은 두터운 비단을 짙은 자줏빛으로 물들인 듯하네 살결이 촘촘하여 무른 모습이 적으니 소나기와 거센 바람에도 오히려 제멋대로네 모란과 작약은 오래가지 못하고 뛰어난 빛은 또 우리가 발돋움할 것이 아니네 비록 그 다음인 것이라도 길게 볼 수 있으니 서시를 한 번 보는 것보다 조금 나으리

협주 1

二首

두 수이다.

2둘째 수

聞君改調罷謳吟。只讀梵書而已矣。相逢眞箇忘懷人。白髮婆娑如綺季。我作花詩先挑戰。卜君舊習今何似。不唯模狀妙且工。氣壯虹蜺猶不死。此花全爲君詩出。從此願入君家地。附成枝指束成叉。簇作錦窠重疊紫。大而菌者耳卷然。歧或侔兒髻丫爾。花心欲子更來吟。朶朶西傾長似跂。莫憂學士來未來。勖爾侵寒毋墮耳。

들으니 그대가 가락을 바꾸어 읊기를 그치고 다만 부처의 글만 읽는다 하네 서로 만나면 참으로 회포를 잊는 사람이요 흰머리가 너울거려 기계(綺季) 같네 내가 꽃 시를 지어 먼저 싸움을 걸었으니 그대의 옛 버릇이 이제 어떠한가 점쳐 보네 모습을 그려 냄이 묘하고 또 잘된 것만이 아니라 기운이 무지개처럼 씩씩하여 아직 죽지 않았네 이 꽃은 오로지 그대의 시를 위하여 나왔으니 이제부터 그대 집 땅에 들기를 바라네 붙어서 육손가락처럼 벋고 묶여 갈래를 이루며 모여서 비단 둥우리가 되어 자줏빛이 겹치네 크고 버섯 같은 것은 귀가 말린 듯하고 갈라진 것은 더러 아이의 쌍상투와 맞먹네 꽃 마음이 그대가 다시 와서 읊기를 바라는지 송이송이 서쪽으로 기울어 길이 발돋움하는 듯하네 학사가 오든 오지 않든 걱정하지 말고 너는 힘써 추위를 맞아 떨어지지 말라

협주 1

君近讀楞嚴經。

그대가 요사이 「능엄경」을 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