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월 엿새, 오랑캐 군사가 강 밖에 진을 쳤다는 말을 듣고 나라 사람들이 놀라지 않을 수 없어 시로 달래다九月六日。聞虜兵來屯江外。國人不能無驚。以詩解之。
동국이상국집 후집 권5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虜種雖云頑。安能飛渡水。彼亦知未能。來以耀兵耳。誰能諭到水。到水卽皆死。愚民且莫驚。高枕甘爾寐。行當自退歸。國業寧遽已。
오랑캐 종족이 비록 억세다 하나 어찌 날아서 물을 건너랴 저들도 또한 할 수 없음을 아니 와서 군사를 자랑해 보일 뿐이네 누가 저들에게 일러 주랴 물에 이르면 이르는 즉시 모두 죽으리라고 어리석은 백성들아 부디 놀라지 말고 베개를 높이 하고 달게 잠들라 머지않아 스스로 물러가 돌아갈 것이니 나라의 업이 어찌 갑자기 끝나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