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동국이상국집 › 후집 권5

눈에 백태가 끼어 우연히 읊다目翳偶吟

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 · 이규보(李奎報) · 1241년 (고려 고종 28) 엮음 · 1251년 고쳐 보탬 · 단락 1 · 한자 80자 · 낭독 0.8분

동국이상국집 후집 권5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晝因日色見。日迺爲吾眼。夜借燈光看。我眼燈是換。自謂有燈日。眼亦明不絶。云何見空花。咫尺未辨物。借彼日燈光。是亦非眞明。况爲花所誑。不奈近於盲。三者皆前塵。明暗互欺眞。前塵却斷遣。慧眼自然新。

낮에는 햇빛으로 보니 해가 곧 내 눈이네 밤에는 등불 빛을 빌려 보니 내 눈은 등불로 바뀌네 스스로 등불과 해가 있으니 눈도 밝음이 끊이지 않는다 하였네 어찌하여 헛꽃이 보여 한 자 거리의 물건도 가리지 못하는가 저 해와 등불의 빛을 빌리니 이 또한 참된 밝음이 아니네 더구나 헛꽃에 속임을 당하니 눈먼 것에 가까움을 어찌하랴 이 셋은 모두 눈앞의 헛된 경계이니 밝음과 어두움이 서로 참을 속이네 눈앞의 경계를 끊어 물리치면 슬기의 눈이 저절로 새로워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