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동국이상국집 › 후집 권5

이 학사가 새로 온돌방을 짓고 시월 아흐레에 골 안의 여러 늙은이를 모아 집들이를 하였는데 나도 가서 참여하였다. 술이 취하여 자리에서 시 한 수를 지어 아울러 앉은 손들에게 드리다李學士新作溫房。十月九日。會洞中諸老落成。予亦參赴。及酒酣。於席上賦詩一首。兼呈坐客。

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 · 이규보(李奎報) · 1241년 (고려 고종 28) 엮음 · 1251년 고쳐 보탬 · 단락 1 · 한자 84자 · 낭독 0.9분

동국이상국집 후집 권5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杜門無處得從容。忽被招邀鳥出籠。與子相同歡亦足。見人皆舊樂彌融。誰知踈散一狂客。來對昂藏九老翁。肺渴更酣霞液釅。眼昏猶注茜裙紅。乾坤揔入謳吟內。日月空奔酩酊中。此會焉知還似夢。殘年急景水流東。

문을 닫고 있어 너그러이 지낼 곳이 없었는데 문득 부름을 받으니 새가 새장을 나온 듯하네 그대와 서로 같으니 기쁨이 또한 넉넉하고 보는 사람이 다 오래된 이라 즐거움이 더욱 도타워지네 누가 알았으랴 한가로이 흩어진 한 미친 손이 와서 우뚝한 아홉 늙은이를 마주할 줄을 폐가 말라 짙은 술에 더욱 취하고 눈이 어두워도 오히려 붉은 치마에 눈을 쏟네 하늘과 땅이 모두 읊는 소리 안에 들고 해와 달이 헛되이 취한 가운데 달리네 이 모임이 도리어 꿈같음을 어찌 알랴 남은 해의 빠른 빛이 물이 동으로 흐르는 듯하네

협주 1

坐客無一人非舊者。

앉은 손 가운데 오래된 이가 아닌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