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동국이상국집 › 후집 권5

「능엄경」 첫 권을 외다가 우연히 시를 얻어 그 승통에게 부쳐 보이다誦楞嚴經初卷。偶得詩。寄示其僧統。

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 · 이규보(李奎報) · 1241년 (고려 고종 28) 엮음 · 1251년 고쳐 보탬 · 단락 3 · 한자 84자 · 낭독 0.8분

동국이상국집 후집 권5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1첫째 수

手披目閱有停時。何似心銘不暫離。誦箒比丘應自愧。伽陀一句善忘遺。

손으로 펴고 눈으로 읽는 데도 멈출 때가 있으니 마음에 새겨 잠시도 떠나지 않음만 하랴 빗자루를 외던 비구는 스스로 부끄러웠으리 게송 한 구절도 자꾸 잊어버렸으니

협주 1

楞嚴云。周利盤特迦。卽誦箒比丘也。持如來一句伽陀。得前遺後。得後遺前。

「능엄경」에 나온다. 주리반특가(周利盤特迦)가 곧 빗자루를 외던 비구다. 여래의 게송 한 구절을 지니는데, 앞을 얻으면 뒤를 잊고 뒤를 얻으면 앞을 잊었다.

2둘째 수

欲把蓮花晝夜觀。日沈燈滅見還難。若於三性無昏住。明了心端倍眼看。

연꽃을 잡고 밤낮으로 보려 하나 해 지고 등불 꺼지면 보기가 도로 어렵네 만약 그 세 가지에 어둡게 머무름이 없다면 밝게 트인 마음 끝이 눈으로 보기보다 배나 나으리

협주 1

三性 — 앞 두 줄에서 가른 보는 일의 세 가지를 이른다. 무엇이 셋인지는 저본에 밝힌 데가 없다. ― 옮긴이

3셋째 수

儒釋雖同還小異。時憑法主略諮疑。假饒盡誦藏胷底。那及吾師卷上知。

유교와 불교가 같다 해도 도로 조금은 다르니 때때로 법주(法主)에게 기대어 의심을 묻네 설령 다 외어 가슴속에 감춘다 한들 어찌 우리 스님이 책 위에서 아는 것에 미치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