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동국이상국집 › 후집 권7

이 시랑이 화답해 오기에 차운하다次韻李侍郞見和

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 · 이규보(李奎報) · 1241년 (고려 고종 28) 엮음 · 1251년 고쳐 보탬 · 단락 2 · 한자 364자 · 낭독 3.7분

동국이상국집 후집 권7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誠明造道本一徒。夏課所安還一地。君雖後進未及同。尙擬連枝一家子。距我登科二紀餘。成龍榜上欻飛起。此皆夏課所漸染。宛似氷絲受色水。勸學猶如求美人。媒之痛切誰不媚。今君已是巨官人。復振斯風豈無意。哽悲何獨子一齋。十二徒中堪墮淚。必於諸家諭子弟。勿論文虎高卑位。百家所得雖二三。積至源深猶可恃。擇師以敎當氣專。勿令淫縱迺過是。不然悠悠惰遊者。寧肯於文力從事。金公近者倡斯法。請問其要弦於弛。弛者復張仆者興。後學於君喜不喜。

성(誠)과 명(明)으로 도에 나아감은 본디 한 무리이고 여름 공부로 자리 잡은 곳도 다시 한 땅이네 그대가 비록 후배라 함께하지는 못하였으나 그래도 한 가지에 이어진 한집안 사람에 견줄 만하네 내가 과거에 오른 지 스물네 해 남짓 만에 그대가 용문의 방(榜)에 홀연히 날아올랐네 이는 모두 여름 공부에 젖어 든 바이니 흰 실이 물들임을 받은 것과 완연히 같네 배움을 권함은 아름다운 이를 구함과 같으니 중매가 간절하면 누군들 따르지 않으랴 이제 그대는 이미 큰 벼슬아치가 되었으니 이 기풍을 다시 떨칠 뜻이 어찌 없으랴 목메어 슬퍼함이 어찌 그대의 한 학당뿐이랴 십이도 가운데 눈물을 떨굴 만하네 반드시 여러 집에 자제를 타일러 글하는 이든 무인이든 자리의 높낮이를 따지지 말라 하오 온갖 책에서 얻는 것이 두셋에 지나지 않아도 쌓여서 근원이 깊어지면 그래도 믿을 만하네 스승을 가려 가르치되 기운을 오롯이 하게 하고 지나치게 방종하여 이를 넘지 않게 하시라 그러지 않으면 흐리멍덩하게 놀기만 하는 자들이 어찌 글에 힘을 쏟으려 하겠는가 김공이 요사이 이 법을 앞장서 외쳤으니 청컨대 늦추어진 줄을 조이는 요령을 물으시라 늦추어진 것이 다시 팽팽해지고 넘어진 것이 일어나면 뒷사람들이 그대를 두고 기뻐하지 않겠는가

협주 3

二首

두 수.

予登科年。君始生。又隔二十餘年。君又登科。

내가 과거에 오른 해에 그대가 태어났고, 또 스무 해 남짓 지나 그대가 과거에 올랐다.

君詩云。誠明復盛造道微。爲己咨嗟爲公喜。

그대의 시에 「성명(誠明)은 다시 성한데 도에 나아감은 희미하니, 나를 위해서는 탄식하고 공을 위해서는 기뻐한다」라고 하였다.

松麓遺蹤一夢空。不須更憶荒虛地。君看新邑是花山。中闢彤闈奉天子。遠近千家碧瓦差。朝昏萬竈靑煙起。百官擁似拱辰星。四域奔如朝海水。鳳樓御宴不減前。萬妓盈庭獻娟媚。舊京百事一無虧。唯有生徒未得意。如予白髮長搔頭。其柰靑衿得忍淚。禮官博士恬不憂。可笑庸庸虛竊位。賴有金公復振興。果副吾徒夙所恃。本爾身名始立源。儒臣學士當如是。我知吾子殆能之。惇惇告諭非好事。覓物欣踰未失前。何妨繼絶當其弛。子今復以非位推。此雖謙德聞未喜。

송악 기슭의 남은 자취는 한바탕 헛꿈이니 거칠고 빈 땅을 다시 생각할 것 없네 그대 보게, 새 고을이 곧 강화라 그 가운데 붉은 문을 열어 천자를 받드네 멀고 가까이 천 집의 푸른 기와가 들쭉날쭉하고 아침저녁 만 개 부뚜막에서 푸른 연기가 오르네 백관은 북극성을 에워싸듯 모여 있고 사방은 바다로 모여드는 물처럼 달려오네 봉루의 임금 잔치도 예전만 못하지 않아 만 명 기생이 뜰에 가득 고운 자태를 바치네 옛 서울의 온갖 일이 하나도 이지러지지 않았는데 오직 학생들만이 뜻을 얻지 못하였네 나 같은 흰머리는 늘 머리만 긁을 뿐이나 푸른 옷깃의 젊은이들이야 어찌 눈물을 참으랴 예관과 박사는 태연히 근심하지 않으니 우습구나, 변변찮게 자리만 훔치고 있음이 다행히 김공이 있어 다시 떨쳐 일으키니 과연 우리 무리가 오래 믿던 바에 들어맞네 본디 제 몸과 이름을 세우는 근원이니 유신과 학사는 마땅히 이러해야 하네 나는 아네, 그대가 거의 이를 해내리라는 것을 도탑게 타이름은 일 벌이기를 좋아함이 아니네 잃기 전에 찾아 기뻐함이 더 나으니 끊어진 것을 늦추어졌을 때 잇는 것이 무슨 허물이랴 그대가 이제 또 자리에 맞지 않는다고 미루니 이는 겸손한 덕이나 듣기에는 기쁘지 않네

협주 1

君詩云。我欲如公勸後生。微官自恐非其位。

그대의 시에 「나도 공처럼 후배를 권면하고 싶으나, 낮은 벼슬이라 그 자리가 아닐까 스스로 두렵다」라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