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랑이 시 두 수와 함께 토란을 보내오기에 세 수로 답하다次韻李侍郞以詩二首送土卵。予以三首答之。
處處艱於長一莖。君家有底好滋生。市人擡價顔胡𧹞。客壤培根力靡輕。靑鳥雛多來已壓。黃雞卵在駮難成。想公偶送金盤菜。踵我行調玉鉉羹。十四名般斯第幾。二三分別尙難精。殘翁博物眞無用。勉食唯敎脹氣平。
어디서나 한 줄기 기르기도 어려운데 그대 집에는 무엇이 있기에 이리 잘 자라는가 저자 사람은 값을 올리며 낯빛도 붉히지 않고 남의 땅에 뿌리를 북돋우는 힘도 가볍지 않네 청조(靑鳥)는 새끼가 많아 벌써 그득 눌렸고 누런 닭의 알은 얼룩져 여물기 어렵네 생각건대 공이 문득 금쟁반의 나물을 보내시어 솥을 다스려 국을 고르려는 나를 뒤따라 주셨네 열네 가지 이름 가운데 이것은 몇째인가 두셋을 가려내기도 오히려 정밀하기 어렵네 늙은이가 사물을 널리 아는 것은 참으로 쓸데없으니 힘써 먹어 부은 기운이나 가라앉히라 하시네
협주 4
芋凡有四等。曰車聲,鉅子,旁巨,靑鳥等多子。
토란에는 모두 네 등급이 있다. 차성(車聲)·거자(鉅子)·방거(旁巨)·청조(靑鳥)라 하고, 청조 따위는 새끼가 많다.
又有十四等名
또 열네 가지 이름이 있다.
予時腹疾。故君詩云云。因自注。此物能上下。
내가 그때 배앓이를 하였다. 그래서 그대의 시가 그렇게 말하였고, 이어 스스로 단 주에 「이것은 기를 오르내리게 한다」라고 하였다.
靑鳥等多子 — 네 등급 모두에 걸어 「…라 하며 새끼가 많다」로 읽기도 한다. 본문이 청조만 짚어 새끼가 많다고 하였으므로 청조에 걸어 끊었다. ― 옮긴이
撥開泥底洗根莖。惠及閑門老友生。盤上飣來團雪積。筯頭跳脫走丸輕。初憑地媼膏恩化。終被畦丁手力成。但覓柏香和作菜。不須葵葉雜爲羹。露珠初漾疑蓮樣。土卵方呈訝鳥精。岷蜀充資濟陽九。我今佐食意難平。
진흙 바닥을 헤쳐 뿌리와 줄기를 씻어 한가한 문의 늙은 벗에게까지 은혜가 미쳤네 쟁반 위에 괴어 오니 둥근 눈이 쌓인 듯하고 젓가락 끝에서 튀어 달아나니 구르는 알처럼 가볍네 처음에는 땅 할미의 기름진 은혜를 입어 되었고 끝내는 밭지기의 손힘으로 이루어졌네 다만 잣 향을 찾아 섞어 나물로 만들 뿐 아욱 잎을 섞어 국을 끓일 것 없네 이슬 구슬이 처음 일렁이니 연잎인가 싶고 토란을 막 내오니 새의 알인가 의심스럽네 민촉(岷蜀) 땅에서는 밑천이 되어 흉년을 건졌다는데 나는 이제 밥에 곁들일 뿐이라 마음이 편치 않네
협주 2
王述刺卵事
왕술이 달걀을 젓가락으로 찌른 일.
來詩有云
보내온 시에 그런 말이 있다.
哿矣膏田挺紫莖。土無能伏卵何生。自天全與瓊腴美。在地誰團粉麪輕。草實例多隈葉結。芋魁唯自屬根成。室人方報營朝膳。竈婦那憂辦夕羹。煨糞禪師心豈傲。誤羊丞相學非精。已陳前迹休評駮。飽喫閑眠是大平。
좋구나, 기름진 밭에 붉은 줄기가 솟았네 흙이 알을 품을 줄 모른다면 어찌 났으랴 하늘이 옥 같은 기름진 맛을 온전히 주었으니 땅에서 누가 가벼운 가루 반죽을 둥글렸으랴 풀 열매는 흔히 잎 겨드랑이에 맺히는데 토란 덩이만은 오직 뿌리에 붙어 여무네 아내는 막 아침상을 차린다 알리니 부엌 아낙이 저녁국 마련을 어찌 걱정하랴 잿불에 구워 먹던 선사의 마음이 어찌 거만했으랴 양으로 잘못 안 승상은 배움이 정밀하지 못하였네 이미 늘어놓은 옛 자취는 따지지 말고 배불리 먹고 한가히 자는 것이 곧 태평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