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동국이상국집 › 후집 권7

이 시랑이 화답해 온 세 수에 차운하여 네 수로 답하다次韻李侍郞見和三首以四首答之

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 · 이규보(李奎報) · 1241년 (고려 고종 28) 엮음 · 1251년 고쳐 보탬 · 단락 4 · 한자 336자 · 낭독 3.4분

동국이상국집 후집 권7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畢竟難栽數四莖。尋常笑我拙於生。淸詩兼卵投之重。感淚非鮫報也輕。兒戲擲盤疑㲉破。妻藏踰月恐雛成。若將隴麥先呼餠。未掘園畦可曰羹。何況承恩親自見。直須作膳更敎精。靑苽作菓無多月。不用東陵學邵平。

끝내 서너 줄기 심기도 어려우니 늘 살림에 서툰 나를 웃네 맑은 시에 토란까지 겸해 보내 주심이 무거우니 감격한 눈물은 교인의 구슬이 아니라 갚음이 가볍네 아이가 장난으로 쟁반에 던지니 껍데기가 깨질까 걱정이고 아내가 달을 넘겨 감추니 새끼가 깨어날까 두렵네 밭두둑 보리를 두고 미리 떡이라 부를 양이면 밭이랑을 파기도 전에 국이라 할 수 있겠네 하물며 은혜를 입어 몸소 보게 되었으니 바로 반찬을 만들되 더욱 정성스레 하라 이르네 푸른 외를 과일 삼을 날도 몇 달 남지 않았으니 동릉에서 소평(邵平)을 배울 것도 없네

土膏雨助得肥莖。魁似靑邊斗大生。欲作跳毬圓或缺。擬看團石握還輕。不如當日烹而食。都爲吾儕嗜所成。果是名爲君子芋。也應慙入庶人羹。我眞癡漢那論品。子作新醫曰補精。貺及老翁能不感。若敎分肉卽陳平。

기름진 흙에 비가 도와 살진 줄기를 얻었고 덩이는 푸른 쪽에 말만 하게 굵었네 튀는 공을 만들자니 둥글다가도 이지러지고 둥근 돌인가 보자니 쥐어 보면 도리어 가볍네 그날로 삶아 먹느니만 못하니 모두가 우리 무리의 입맛에 맞게 된 것이네 과연 이름을 군자의 토란이라 한다면 서민의 국에 들어감을 부끄러워하겠네 나는 참으로 어리석은 자라 품등을 어찌 따지랴 그대는 새 의원이 되어 정기를 돕는다 말하네 늙은이에게까지 보내 주시니 어찌 느껍지 않으랴 고기를 나누게 한다면 곧 진평(陳平)이겠네

협주 1

禮記。有諸侯羹庶人羹。

「예기」에 제후의 국과 서민의 국이 있다고 하였다.

不唯貪賞卓琅莖。亦欲潛觀物化生。入囿才看針脛短。披沙驚觸雪肌輕。一根如我猶難蒔。四等於君亦易成。已勝冬菁甘似蜜。何論秋蒜辣難羹。口譌都斥腥鱗遠。舌嗒方知異味精。略備盃觴當展謝。遲予微體得和平。

우뚝한 옥 같은 줄기를 탐내어 볼 뿐 아니라 사물이 변하여 나는 이치도 가만히 보고자 하네 동산에 들어 이제 막 바늘 같은 짧은 대를 보았는데 모래를 헤치다 눈 같은 살결에 놀라 닿았네 나 같은 이는 한 뿌리도 오히려 심기 어려운데 네 등급이 그대에게는 또한 쉽게 이루어지네 벌써 겨울 순무보다 나아 달기가 꿀 같으니 매워서 국 끓이기 어려운 가을 마늘을 어찌 논하랴 입맛이 틀어져 비린 것을 모두 멀리 물리쳤더니 혀가 무디어져서야 남다른 맛의 정묘함을 알겠네 잔을 조금 갖추어 사례를 펴야 마땅한데 내 여윈 몸이 편안해지기를 기다리네

협주 1

予以病。近不喜食肉。

내가 병 때문에 요사이 고기를 즐기지 않는다.

方於漑灌養纖莖。未意團團卵復生。君倚園田裁易得。我憑廛市價非輕。畦中只見脩脩立。地底誰窺磊磊成。若欲對當須玉食。未宜容易偶藜羹。車聲作號曾難覈。鉅子稱名亦莫精。一字注箋廻見示。渙然釋此鬱心平。

막 물을 대어 가는 줄기를 기를 뿐 둥글둥글한 알이 또 생길 줄은 생각지 못하였네 그대는 밭에 기대어 심어 얻기 쉽지만 나는 저자에 기대니 값이 가볍지 않네 이랑 가운데 길쭉이 선 것만 보았는데 땅 밑에 우툴두툴 여문 것을 누가 엿보았으랴 맞상대하려면 진수성찬이라야 하니 명아주국에 함부로 짝지을 일이 아니네 차성(車聲)이라 이름한 것은 일찍이 밝히기 어려웠고 거자(鉅子)라 부르는 것도 정확하지 않네 한 글자 주석을 달아 돌려 보여 주신다면 이 답답함이 환히 풀려 마음이 편하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