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동국이상국집 › 후집 권7

이 시랑이 복숭아와 배 시 네 수에 다시 화답해 보이기에 그 운을 따라 여섯 수를 짓다 — 끝의 두 장은 하나는 나무에 남은 복숭아를 다 따서 보내 준 것에, 하나는 마지막에 보내 준 금빛 큰 배에 사례한 것이다次韻李侍郞復和桃梨詩四首見示。依韻和成六首。其末二章。一謝摘盡樹上餘桃見寄。一謝最後所餉金色大梨云。

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 · 이규보(李奎報) · 1241년 (고려 고종 28) 엮음 · 1251년 고쳐 보탬 · 단락 4 · 한자 160자 · 낭독 1.9분

동국이상국집 후집 권7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眞他此仙菓。不定似珠團。無脛猶跳至。滋唇使快飡。齊成雙絶色。俱帶十分酸。我若明年在。何如更惠看。

참으로 이것은 신선의 과일이라 구슬처럼 둥글다고만 할 수는 없네 발도 없이 절로 뛰어 이르고 입술을 적셔 시원히 먹게 하네 나란히 둘 다 빼어난 빛을 이루고 다 같이 십분 신맛을 띠었네 내가 만약 내년에도 살아 있거든 다시 보내 주심이 어떠하겠는가

跳圓長習見。咀破尙疑團。碧把瑠璃嚼。黃擎琥珀飱。譬梅形校大。方橘味尤酸。必自神仙得。難將百菓看。

둥근 것이 튀는 모습은 늘 보아 익숙하나 깨물어 보고도 아직 둥근가 의심스럽네 푸른 것은 유리를 쥐고 씹는 듯하고 누런 것은 호박을 받쳐 들고 먹는 듯하네 매실에 견주면 모양이 조금 크고 귤에 견주면 맛이 더욱 시네 반드시 신선에게서 얻은 것이니 온갖 과일과 견주어 보기 어렵네

緻內皮成隔。嫌隅狀作團。欲消多小䬼。須殿暮朝飱。物性於吾稱。書生本自酸。還思眞侈菓。翻愧眼寒看。

속이 촘촘해 껍질이 사이를 이루고 모난 데를 싫어해 모양이 둥글어졌네 녹이려면 얼마나 삼켜야 하나 아침저녁 밥 끝에 놓아야 하네 이 물건의 성질이 나에게 걸맞으니 서생은 본디 시고 옹색한 신세라네 도리어 참으로 넉넉한 과일이라 생각하니 귀한 것을 볼 눈이 못 되어 도리어 부끄럽네

협주 2

酸 — 과일의 신맛과, 가난하고 옹색한 선비를 이르는 酸(酸寒)을 겹쳐 쓴 말재간이다. ― 옮긴이

眼寒 — 글자대로 「눈이 시리다」로 읽기도 한다. ― 옮긴이

仰樹難觀的。堆盤始覺團。感宜頭上戴。奉惜口中飱。物自成君蓄。生應爲我酸。衰翁病已久。天肯不哀看。

나무를 우러러보아서는 똑똑히 보기 어려운데 쟁반에 쌓아 놓으니 비로소 둥근 줄 알겠네 고마워 머리 위에 이어야 마땅하고 받들어 아끼며 입에 넣어 먹네 물건은 절로 그대가 쌓아 둔 것이 되었고 나기는 아마 나를 위해 시어졌으리 쇠한 늙은이가 병든 지 이미 오래이니 하늘인들 가엾이 보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