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동국이상국집 › 후집 권9

눈꽃을 읊어 공공 상인에게 보이다雪花吟示空空上人。

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 · 이규보(李奎報) · 1241년 (고려 고종 28) 엮음 · 1251년 고쳐 보탬 · 단락 1 · 한자 87자 · 낭독 0.9분

동국이상국집 후집 권9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百花五出雪花六。天工剪刻有多寡。多者費應深。寡者功應乍。胡奈眞花與雪花。生滅不如天造化。花能經久雪易消。此理茫茫終莫課。若言雪非花。此豈非詐者。詐則不及眞。天不應薄於眞兮厚於詐。玄機不可測。欲測飜笑我。

온갖 꽃은 다섯 잎으로 나오고 눈꽃은 여섯 잎일세 하늘의 솜씨가 오려 새김에 많고 적음이 있네 많은 것은 들인 품이 응당 깊을 터이고 적은 것은 공이 응당 잠깐일 터이네 어찌하여 참꽃과 눈꽃은 나고 스러짐이 하늘의 지음과 같지 않은가 꽃은 오래 견디고 눈은 쉬이 스러지니 이 이치가 아득하여 끝내 따질 수 없네 만약 눈이 꽃이 아니라 한다면 이것이 어찌 거짓된 것이 아니겠는가 거짓이면 참에 미치지 못하는데 하늘이 참에 박하고 거짓에 후할 리 없네 그윽한 기틀은 헤아릴 수 없으니 헤아리려 하면 도리어 나를 비웃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