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랑 수가 회문으로 화답한 긴 눈 시 서른 운에 차운하다次韻李侍郞需以廻文和長句雪詩三十韻
昨蒙復以織錦體和前雪詩。夫廻文也。雖於短章。難莫甚焉。故古之人。雖喜爲廻文。未有至於二十三十韻者。況又和人所作鉅篇。復以廻文者乎。今子之所示。琬轉可愛。不可不答。依韻效嚬耳。
어제 다시 직금체(織錦體)로 앞의 눈 시에 화답해 주심을 입었다. 무릇 회문(廻文)이란 짧은 글에서도 어려움이 이보다 심한 것이 없다. 그러므로 옛사람이 비록 회문 짓기를 즐겼으나 스무 운 서른 운에 이른 이는 없었다. 하물며 또 남이 지은 큰 편에 화답하면서 다시 회문으로 한 경우이겠는가.
이제 그대가 보여 준 것은 곱게 굴러 사랑스러우니 답하지 않을 수 없다. 운을 따라 서투르게 흉내 낼 뿐이다.
협주 1
幷序
서문을 아울렀다.
忙撥火來寒帶曉。急挑燈後暝侵宵。凰冠赤沒渾山滿。雉髻紅埋亘谷飄。墻粉白添知巧飾。峀鬟靑露覺微瀌。荒林晚宿窮猿縮。迥野晨飛快鶻驕。狂態卷遭行客踐。皓形移自善工描。藏深路面平沈地。鎖久花根密噤苗。張傘御街行緩緩。拂蓑漁浦去遙遙。煌螢映字書窓夜。肅爽醒魂睡榻朝。粧樹大封枝及幹。冒巖危陷頂兼腰。忘移圃菜新抽甲。緩種畦蔥好挺條。蝗滅已諳田秀麥。鷺驚偏訝海增潮。陽廻漸寢華奔放。日耀當收色姹嬌。鴦瓦壓嗟端射冷。兔毫凝歎曠裁謠。腸飢認已空鐺鼎。足蹇兢將踏棧橋。涼被薄知方憚臥。淡灰枯恨却難燒。倉囷洒滿爭糧糒。府庫堆多較縠綃。香案觸嫌方暗息。㸑廚侵悔自輕消。襄懷恐或多融釋。斂減知應罷蕩搖。章騁必宜須爾訪。酒醺還欲得他招。霜氷肖豈重輕積。雨露同何先後澆。強僕倚堪常泛篲。病奴寬許已慵樵。羊驅牧處毛輕散。鶴放看時毳細凋。郞騎躍歸霑玉弁。客軒騰去混銀貂。囊儲投拾瓊分擲。橐實謀收米峙饒。芳草茁妨威烈猛。穢塵閑泛汁流漂。長堤遠怯欹籉笠。靜閤寒知澁管蕭。黃道犯難應避去。碧天凌易忽飛超。觴深倒快心開豁。景勝吟酣興引邀。祥祲等觀恬入湛。喜悲同視廓成寥。康身得幸時平泰。適意歡欣我復聊。
바삐 불을 헤치고 오니 추위가 새벽을 띠었고 급히 등불을 돋운 뒤에 어둠이 밤으로 스며드네 봉황 볏 같은 붉음이 묻혀 온 산이 가득하고 꿩 머리 같은 붉음이 파묻혀 골짜기마다 날리네 담이 분처럼 희어짐을 더하니 교묘한 꾸밈인 줄 알겠고 산봉우리 쪽진 머리에 푸름이 드러나니 조금 퍼부었음을 알겠네 거친 숲에 저녁으로 깃드니 궁한 잔나비가 움츠리고 아득한 들에 새벽으로 나니 날랜 매가 뽐내네 미친 모양이 걷히니 길 가는 나그네에게 밟히고 흰 모습이 옮겨 가니 솜씨 좋은 장인이 그린 듯하네 깊이 감추어져 길바닥이 땅과 평평히 잠기고 오래 잠겨 꽃뿌리가 싹을 촘촘히 다물었네 우산을 펴고 큰길을 느릿느릿 가고 도롱이를 떨며 고기잡이 포구로 아득히 가네 반짝이는 반딧불이 글자를 비추니 책 읽는 창의 밤이요 서늘하게 넋을 깨우니 잠자리의 아침일세 나무를 단장하여 가지에서 줄기까지 크게 봉하고 바위를 덮어 꼭대기와 허리까지 위태로이 빠뜨렸네 밭의 나물이 새로 껍질 벗은 것을 옮기기를 잊고 이랑의 파가 좋이 줄기 뻗은 것을 심기를 늦추네 메뚜기가 스러졌으니 밭에 보리가 빼어날 줄 이미 알겠고 해오라기가 놀랐으니 바다에 조수가 불었나 유달리 의심하네 볕이 돌자 화려한 흩날림이 점점 잦아들고 해가 빛나자 고운 빛깔을 거두어들이네 원앙 기와가 눌려 끝에서 찬 기운을 쏘는 것이 안타깝고 토끼털 붓이 얼어 노래 짓기를 비운 것이 한스럽네 창자가 주리니 이미 솥이 빈 줄 알겠고 발이 절뚝이니 사다리 다리 밟기를 두려워하네 서늘한 이불이 얇으니 바야흐로 눕기를 꺼리고 묽은 재가 말랐으니 도리어 불붙이기 어려움이 한스럽네 곳간에 뿌려 가득하니 양식과 마른밥을 다투고 곳집에 쌓임이 많으니 비단과 견줄 만하네 향안에 닿는 것이 싫어 바야흐로 가만히 쉬고 부엌에 스미는 것이 뉘우쳐 절로 가벼이 스러지네 물이 불어 품을까 두려워 더러 많이 녹기도 하고 거두어 줄어드니 응당 흔들림도 그쳤음을 알겠네 글을 펼치려면 반드시 그대가 찾아와야 마땅하고 술이 얼근하니 도리어 남의 부름을 얻고 싶네 서리와 얼음이 닮았으니 어찌 무겁고 가볍게 쌓이랴 비와 이슬이 한가지니 어찌 앞뒤를 가려 끼얹으랴 굳센 종은 기댈 만하여 늘 비를 들리고 병든 종은 너그러이 허락하여 이미 나무하기를 게을리하네 양을 몰아 치는 곳에는 털이 가벼이 흩어지고 학을 놓아 보는 때에는 솜털이 가늘게 시드네 젊은이는 말을 달려 돌아오며 옥 갓을 적시고 손의 수레는 날아가며 은빛 담비 갖옷에 섞이네 주머니에 쌓은 것을 던지고 주우니 구슬을 나누어 던지는 듯하고 전대에 실은 것을 거두려 꾀하니 쌀이 넉넉히 쌓였네 고운 풀이 돋는 것은 매서운 위세가 사나워 방해하고 더러운 티끌은 한가로이 떠 즙이 되어 흘러 떠내려가네 긴 둑은 멀어 삿갓이 기울까 겁나고 고요한 집은 추워 피리 구멍이 껄끄러운 줄 알겠네 해 다니는 길을 범하기 어려우니 응당 피해 가야 하고 푸른 하늘은 넘기 쉬워 문득 날아 뛰어오르네 잔을 깊이 기울이니 상쾌하여 마음이 활짝 열리고 경치가 뛰어나 읊조림이 무르익으니 흥이 끌어 부르네 상서로움과 재앙을 한가지로 보아 편안히 맑음에 들고 기쁨과 슬픔을 같이 보아 텅 비어 고요함을 이루네 몸이 건강하고 다행히 때가 태평하니 뜻에 맞아 기뻐하며 나는 다시 즐겁네
협주 2
文選煌煌熒熒
「문선(文選)」의 「황황형형(煌煌熒熒)」이다.
黃道 — 임금이 거둥하는 길로 읽기도 한다. 짝이 되는 뒷줄이 「푸른 하늘」이므로 해가 다니는 하늘길로 잡았다. ― 옮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