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상인이 박 소년에게 준 오십 운에 차운하다次韻空空上人。贈朴少年五十韻。
二儀部判有陰陽。雄或呼雌女逐郞。歸鳳求凰眞眷戀。孤鸞失偶却徊徨。木聞連理殊群卉。花見同心異衆芳。不有婦夫鷄得匹。亦無兄弟雁聯行。取妻例欲圖偕老。遇妾多皆誓不忘。若復風流鍾雅性。又邀歌舞得歡場。已煩柔指彈瑤瑟。更要驕姿奉玉觴。孰有相逢花態度。終然得固鐵肝腸。紛哉競學蜂探蘂。笑矣眞同蝶趁香。雉竝啄飛悲牧犢。獸相孶尾寄梁鴦。縱將絶艶充閭閫。亦欲諸姬列廡廊。唯有高人能豁斷。直超流俗樂深藏。冥心自悟根塵幻。嗜道深諳氣味長。都遣橫陳歸嚼蠟。因嫌大慾避探湯。野狐雖媚那窺側。天女難干謾在傍。早已雲浮尋岱華。又將萍泛歷沅湘。孤棲室處莞鋪簟。獨向山時葛緝裳。如意木爲爬背物。夫人竹是伴身裝。巖扉寂寞眞堪樂。世路繁華豈所望。縱有妄緣幾惑見。想應介立不離方。未知朴子形何似。坐使空師意反狂。自說純陽何感應。但憐奇表最淸掦。亮非走野風牛突。又豈奔泉渴鹿忙。穎不復能生槁穀。稊何固必出枯楊。但將款密期爲友。何忍須臾不共堂。別去尋思如隔地。訪來方抃況麾墻。及當軒翥翔千里。得可從容宿一房。桃本無言甘種苑。蓮何有意喜栽塘。江邊鵠子猶憐白。枝上鸎雛亦愛黃。矧此少年生早慧。尤於博學飽曾嘗。宛如濯濯春林色。正似團團望月光。寢底同衾情苟篤。宮中對食效奚妨。仙風舊莫聞周漢。近古猶難覩宋唐。國有四郞眞似玉。聲傳萬古動如簧。採眞同乘飛靑蓋。尋勝聯鞍控紫韁。門下千徒貪被眄。釋中二老昵爲常。登山臨水觀何富。飮酒看花樂不荒。適遇英姿猶吻合。休追往迹但心茫。鳴沙鏡浦何須悵。叢石松亭不用傷。欲闢小庵增締構。竝居精舍度炎涼。我言子計試爲得。意護賢才不曰良。但念老夫雖已耄。素高尊宿若爲量。同盟契券如交預。與戰詩壇尙可當。爲報慇懃邀鈿勒。幷呼尫蹇酌瑤漿。亦兼芸閣能文老。是卽桑門大法王。淸淨始須償宿債。溫柔久已厭吾鄕。芳菲嘉節行當逼。病憊殘骸漸少康。五十韻中難縷悉。樂雲寧肯曠來章。
두 기운이 나뉘어 갈리매 음과 양이 있으니 수컷은 더러 암컷을 부르고 여자는 사내를 좇네 돌아가는 봉황이 짝을 구함은 참으로 사모함이요 외로운 난새는 짝을 잃고 도리어 헤매네 나무는 가지 이어진 것이 뭇 풀과 다르다 들었고 꽃은 마음 같이한 것이 뭇 향기와 다름을 보네 지아비와 지어미가 없다면 닭인들 짝을 얻으랴 또한 형과 아우가 없다면 기러기인들 줄을 이으랴 아내를 맞으면 으레 해로하기를 꾀하려 하고 첩을 만나면 흔히 모두 잊지 않겠다 맹세하네 만약 다시 풍류가 아담한 성품에 모이면 또 노래와 춤을 불러 즐거운 자리를 얻네 이미 부드러운 손가락을 번거로이 하여 옥 거문고를 타게 하고 다시 교태로운 자태에게 옥잔 받들기를 구하네 누군들 꽃 같은 태도를 만나고서 끝내 쇠 같은 간장을 굳게 지킬 수 있으랴 어지럽구나, 다투어 벌이 꽃술 더듬기를 배우고 우습구나, 참으로 나비가 향기를 좇음과 같네 꿩이 나란히 쪼다 날아가니 송아지 치던 이가 슬퍼하고 짐승이 서로 꼬리를 맞대니 들보의 원앙에 부치네 설령 빼어난 미인으로 안방을 채우고 또 여러 여인을 행랑에 늘어세우려 한들 오직 높은 사람만이 시원히 끊을 수 있어 곧바로 세속을 뛰어넘어 깊이 감추기를 즐기네 마음을 고요히 하여 뿌리와 티끌이 헛것임을 스스로 깨닫고 도를 즐겨 그 기운과 맛이 긺을 깊이 아네 가로 누운 아름다움을 모두 보내어 밀랍 씹는 데로 돌리고 큰 욕심을 싫어하여 끓는 물 더듬기를 피하네 들여우가 비록 아양을 떤들 어찌 곁을 엿보며 하늘의 여인도 범하기 어려워 부질없이 곁에 있을 뿐 일찍이 이미 구름처럼 떠서 대산(岱山)과 화산(華山)을 찾고 또 부평초처럼 떠돌아 원수(沅水)와 상수(湘水)를 거쳤네 홀로 방에 깃들 때는 왕골로 자리를 깔고 혼자 산으로 향할 때는 칡을 삼아 옷을 지었네 여의(如意)라는 나무는 등을 긁는 물건이 되고 죽부인이라는 대나무는 몸을 짝하는 살림일세 바위 사립문의 적막함이 참으로 즐길 만하니 세상길의 번화함이 어찌 바라는 바이랴 설령 헛된 인연이 있어 몇 번 미혹되어 보인들 응당 꼿꼿이 서서 제자리를 떠나지 않으리라 생각하네 알지 못하겠구나, 박 소년의 모습이 어떠하기에 앉은 채로 공공 선사의 뜻을 도리어 미치게 하였는가 스스로 순양(純陽)이라 말하니 무엇에 감응한 것인가 다만 기이한 풍모가 가장 맑고 드날림을 어여삐 여기네 참으로 들을 달리는 바람난 소의 내달림이 아니요 또 어찌 샘으로 달려가는 목마른 사슴의 바쁨이랴 이삭은 마른 곡식에서 다시 날 수 없고 돌피가 어찌 반드시 마른 버들에서 나오랴 다만 정답고 은밀함으로 벗이 되기를 기약하니 어찌 차마 잠깐인들 한집에 있지 않으랴 헤어져 가면 생각함이 땅이 막힌 듯하고 찾아오면 바야흐로 손뼉을 치니 하물며 담에서 손짓함에랴 마루에서 날개를 떨쳐 천 리를 날 때에 이르러 조용히 한방에서 잘 수 있게 되었네 복숭아는 본디 말이 없어도 동산에 심기를 달게 여기고 연꽃은 무슨 뜻이 있어 못에 심기를 기뻐하는가 강가의 고니 새끼는 오히려 흰 것이 어여쁘고 가지 위의 꾀꼬리 새끼도 또한 누런 것이 사랑스럽네 하물며 이 소년은 나면서 일찍 슬기롭고 더욱이 널리 배움에 일찍이 배부르게 맛보았음에랴 완연히 말쑥한 봄 숲의 빛깔 같고 바로 둥글고 둥근 보름달 빛과 같네 잠자리에서 이불을 함께하니 정이 진실로 도탑고 궁중에서 짝을 지었다는 일을 본받은들 무엇이 해로우랴 신선의 풍도는 예전 주(周)와 한(漢)에서는 들은 바 없고 가까운 옛날에도 오히려 송(宋)과 당(唐)에서 보기 어려웠네 우리나라에 네 선랑(仙郞)이 있어 참으로 옥 같았고 그 소리가 만고에 전해져 생황처럼 울렸네 참됨을 캐며 함께 타고 푸른 일산을 날렸고 좋은 경치를 찾아 안장을 나란히 하고 붉은 고삐를 잡았네 문하의 천 명 무리는 눈길 받기를 탐하였고 불가의 두 늙은이는 친함을 예사로 삼았네 산에 오르고 물에 다다르니 보는 것이 어찌 그리 넉넉하며 술 마시고 꽃 보니 즐거움이 거칠지 않네 마침 빼어난 모습을 만나 서로 꼭 맞으니 지난 자취를 좇지 마오, 다만 마음이 아득할 뿐 명사(鳴沙)와 경포(鏡浦)를 어찌 슬퍼할 것이며 총석(叢石)과 송정(松亭)을 애달파할 것 없네 작은 암자를 열어 얽어 지은 것을 더하고자 하고 정사(精舍)에 함께 살며 더위와 서늘함을 지내려 하네 내 말하노니 그대의 꾀는 시험 삼아 해 볼 만하나 어진 재주를 감싸려는 뜻이라 하여도 좋다고는 않겠네 다만 생각건대 이 늙은이는 비록 이미 늙었으나 본디 높으신 큰스님을 어찌 헤아리랴 함께 맹세한 약속이 미리 사귀어 둔 것 같으니 시의 마당에서 싸운다면 오히려 맞설 만하네 은근히 알려 보배로 꾸민 굴레를 맞이하게 하고 아울러 여위고 절뚝이는 나귀를 불러 옥 같은 술을 따르리 또한 운각(芸閣)의 글 잘하는 늙은이도 아울러 부르리 그대야말로 불가의 큰 법왕일세 맑고 깨끗함으로 비로소 묵은 빚을 갚아야 하고 여인의 품은 오래전에 이미 싫증났네 꽃다운 좋은 철이 장차 다가오려 하고 병들어 지친 남은 몸도 점점 조금 나아지네 오십 운 가운데 낱낱이 다 갖추기 어려우니 낙운(樂雲)이 어찌 다음 글을 비워 두려 하겠는가
협주 6
見漢書
「한서(漢書)」에 보인다. 궁중의 여인들이 서로 짝이 되어 지내는 것을 對食이라 하였다.
我國以偶仙郞者爲徒。四仙各有一千徒。
우리나라에서는 선랑(仙郞)을 짝하는 이를 무리로 삼았다. 네 선랑에게 저마다 천 명의 무리가 있었다.
安常等二僧師詩已言
안상(安常) 등 두 중은 선사의 시에서 이미 말하였다.
來詩云
부쳐 온 시에 이르기를.
聞師常與朴子酬唱
선사가 늘 박 소년과 시를 주고받는다고 들었다.
芸閣李需樂雲先和此詩。末句有及於予。故予亦如之。
운각의 이수(李需) 낙운(樂雲)이 먼저 이 시에 화답하였는데 끝 구절에서 나를 언급하였다. 그러므로 나 또한 그렇게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