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동국이상국집 › 후집 권9

꿈에 아름다운 사람과 놀고 깨어서 적다夢與美人戲。覺而題之。

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 · 이규보(李奎報) · 1241년 (고려 고종 28) 엮음 · 1251년 고쳐 보탬 · 단락 1 · 한자 148자 · 낭독 1.4분

동국이상국집 후집 권9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我年七十四。久斷衾中事。云何夢魂中。偶與美人戲。鬒髮嚲烏雲。明瞳注秋水。豈惟以心挑。摩撫袖中臂。佯若露頩頰。未幾開笑齒。迺反邀我愛。解作百般媚。嘗謂夢覺同。以此例生死。我今已斷慾。夢裏何未爾。因恐比所熏。淸淨一心地。▣▣不如今。妄意自疑耳。飜思是器界。一切皆夢寐。摩登伽亦夢。留汝者誰是。但得境解脫。如寤一場睡。況以夢中夢。而疑眞與僞。毋謂此眞心。生死或有異。

내 나이 일흔넷 이불 속 일은 끊은 지 오래인데 어찌하여 꿈속 넋에 우연히 아름다운 사람과 놀았나 검은 머리는 먹구름처럼 드리우고 밝은 눈동자는 가을 물을 쏟는 듯하네 어찌 마음으로만 돋우었으랴 소매 속 팔을 어루만졌네 짐짓 붉어진 뺨을 드러내는 듯하더니 얼마 안 되어 웃는 이를 드러내고 도리어 내 사랑을 구하며 온갖 아양을 지을 줄 아네 일찍이 꿈과 깸이 같다 하여 이로써 삶과 죽음을 견주었네 내 이제 욕심을 끊었거늘 꿈속에서는 어찌 그렇지 못한가 몸에 밴 버릇에 물든 탓인가 두려우니 맑고 깨끗한 한 마음자리가 ▣▣ 지금 같지 않네 망령된 생각으로 스스로 의심할 뿐이라 돌이켜 생각하니 이 물질 세계가 온통 다 꿈이로다 마등가(摩登伽)도 또한 꿈이니 너를 붙잡은 이가 누구인가 다만 경계에서 벗어나기만 하면 한바탕 잠에서 깨어남과 같으리 하물며 꿈속의 꿈으로 참과 거짓을 의심하랴 이 참마음이 삶과 죽음에 다름이 있다고 말하지 말라

협주 3

三月十五日也

삼월 십오일이다.

見楞嚴

「능엄경」에 보인다. 마등가는 주문으로 아난을 홀린 여자다.

境解脫則皆如夢事

경계에서 벗어나면 모두 꿈같은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