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동국이상국집 › 후집 권9

이 시랑 수가 유 제주를 보내며 지은 회문시에 차운하다次韻李侍郞需餞庾濟州廻文

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 · 이규보(李奎報) · 1241년 (고려 고종 28) 엮음 · 1251년 고쳐 보탬 · 단락 2 · 한자 168자 · 낭독 1.9분

동국이상국집 후집 권9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1첫째 수

漫長路垠送遐征。淚墮方知自感情。瀾涉穩堪尋過海。酒傾醺好更斟觥。酸儒拙合棲幽巷。曠度宏宜鎭劇城。歡舞遍州名必最。管絃專國古稱榮。團天仰狹廻巖峽。沮地行窮入橘橙。官省共參叨父友。喜君於世繼門成。

아득히 긴 길 끝으로 멀리 가는 이를 보내니 눈물이 떨어져서야 절로 정에 겨웠음을 아네 물결을 건너기 평온하여 바다를 지나 찾을 만하고 술을 기울여 거나하니 다시 잔을 채우기 좋네 가난한 선비는 서툴러 궁벽한 골목에 삶이 어울리고 넓은 도량은 커서 번거로운 고을을 누르기에 마땅하네 기뻐 춤춤이 고을에 두루하니 이름이 반드시 으뜸이요 풍류를 옛 탐라국 한 나라에 오로지함은 예부터 영화라 일컬었네 둥근 하늘은 우러러 좁고 바위 골짜기를 돌아드니 진창을 걸어 다하면 귤과 등자나무로 들어가리 관청에서 함께 벼슬하여 외람되이 그대 아버님의 벗이 되었으니 그대가 세상에서 가문을 이어 이룸이 기쁘네

협주 6

弘蓋

이름은 홍개(弘蓋)다.

二首

두 수

代君送州之意

그대를 대신하여 고을로 가는 이를 보내는 뜻을 적었다.

理最

다스린 성적이 으뜸이었다.

古耽羅國

옛 탐라국이다.

子與嚴君再同省官。因相親。

그대와 그대의 아버지가 거듭 나와 같은 관청의 관원이었던 까닭에 서로 친하다.

2둘째 수

漫漫遣景迅徂征。幸得偸閑退縱情。瀾息已知心止水。羽騰猶快手飛觥。酸辛話可連更僕。放逸遊期遍帀城。歡笑與君唯合意。訪來欣我覺生榮。團跳弄欲同嘗杏。逬滑枯將共剖橙。官職美多兼藻贍。萬千金敵一篇成。

아득아득 세월을 보냄이 빨리도 달려가니 다행히 틈을 훔쳐 물러나 마음을 놓았네 물결이 자니 마음이 멎은 물인 줄 이미 알겠고 깃이 솟듯 오히려 상쾌하게 손으로 잔을 날리네 쓰라린 이야기는 끝이 없어 다 하지 못하겠고 거리낌 없는 놀이는 온 성을 두루 돌기를 기약하네 기뻐 웃음이 그대와 오직 뜻이 맞고 찾아와 주니 내가 기뻐 살아 있는 영광을 느끼네 둥근 것을 굴리며 놀다 함께 살구를 맛보고자 하고 미끄러운 껍질을 벗겨 장차 함께 등자를 쪼개리 벼슬이 아름답고 글재주까지 넉넉하니 천만금이 한 편 이룬 것에 맞먹네

협주 3

右一擬贈太守。可因風寄之。

위 첫 수는 태수에게 주려고 지었으니 바람결에 부칠 만하다.

右二敍懷贈君

위 둘째 수는 회포를 적어 그대에게 준다.

更僕 — 「예기」의 更僕難數(하인을 바꿔 가며 세어도 다 세지 못한다)에서 온 말이다. 更을 밤의 시각으로 보아 「밤을 이어 간다」로 읽기도 한다. ― 옮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