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동국이상국집 › 후집 권9

박 학사에게 부치다寄朴學士

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 · 이규보(李奎報) · 1241년 (고려 고종 28) 엮음 · 1251년 고쳐 보탬 · 단락 2 · 한자 175자 · 낭독 1.7분

동국이상국집 후집 권9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1서

予以病目失看花。昨方作詩有嘆。今月二十五日。學士於新亭。欲邀諸公賞百葉桃花。亦親來邀予。予以左目患未赴。然不能忘情。因得詩寄呈左右。蓋不欲虛負此會耳。

나는 눈을 앓아 꽃 구경을 놓치고 어제 막 시를 지어 탄식하였다. 이달 스무닷샛날 학사가 새 정자에서 여러 어른을 맞아 겹복숭아꽃을 구경하려 하면서 나에게도 몸소 와서 청하였다.

나는 왼눈을 앓아 가지 못하였으나 그래도 정을 잊을 수 없어 시를 지어 좌우에 올린다. 이 모임을 헛되이 저버리고 싶지 않아서다.

협주 1

仁著○幷序

이름은 인저(仁著)다.○서를 아우르다

俄聞緋杏開。又報紅桃綻。何況君侯家。百葉最堪翫。邀之未敢赴。豈以目爲患。不知誰作讎。妨我看花眼。遙想新亭中。坐客文彩煥。輭斟霞液醇。快賞霞葩爛。必定有倡姬。亦豈無簫管。悵望費翹頸。世情猶未斷。非爲要飮酒。我病眞可嘆。亦恨被嘉招。未參深愧赧。病復尙可趨。其奈花飄散。

붉은 살구꽃이 피었다 들은 지 얼마 안 되어 또 붉은 복숭아꽃이 터졌다 하네 하물며 그대 집에는 겹꽃이 가장 볼 만하다지 청하여도 감히 가지 못하니 어찌 눈을 근심하지 않으랴 누가 원수가 되어 꽃 보는 내 눈을 막았는지 모르겠네 멀리 생각하니 새 정자 안에는 앉은 손들의 글빛이 환하리 부드럽게 노을 같은 진한 술을 따르고 시원히 노을 같은 꽃이 흐드러짐을 즐기리 반드시 노래하는 기생이 있을 터요 또 어찌 퉁소와 피리가 없으랴 서글피 바라보며 목을 늘이니 세상 정을 아직 끊지 못했네 술을 마시고 싶어서가 아니라 내 병이 참으로 한스러울 뿐이라 또 한스럽다 좋은 부름을 받고도 참여하지 못해 깊이 부끄러워 낯이 붉네 병이야 그래도 무릅쓰고 갈 수 있으나 꽃이 흩날려 떨어지니 어이하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