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동국이상국집 › 후집 권10

남의 집에서 누에 치는 것을 보고 짓다見人家養蠶有作

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 · 이규보(李奎報) · 1241년 (고려 고종 28) 엮음 · 1251년 고쳐 보탬 · 단락 1 · 한자 90자 · 낭독 1분

동국이상국집 후집 권10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蠶是馬之精。其喙宛相類。喫桑如食草。肥大盈箔裏。旣食又能眠。絲絮出於是。錦繡及黼黻。綃縠與羅綺。莫不由玆生。其益何多矣。大勝此耄翁。略無毫髮利。進不補帝衮。退亦眠食耳。頑然無所愧。蠶蟲之不似。以是常自言。老賊不如死。

누에는 말의 정기라 그 주둥이가 완연히 서로 닮았네 뽕잎 먹는 것이 풀 뜯는 것 같아 살지고 커져 채반 안에 가득하네 먹고 나면 또 잠을 자고 실과 솜이 여기서 나오네 비단과 수, 그리고 화려한 무늬 옷 깁과 사, 그리고 능라와 무늬 비단 이로 말미암아 나지 않는 것이 없으니 그 이로움이 얼마나 많은가 이 늙은이보다 훨씬 나으니 나는 터럭만 한 이로움도 없네 나아가서는 임금의 곤룡포 한 땀도 기워 드리지 못하고 물러나서는 또한 자고 먹을 뿐이네 무디게도 부끄러워하는 바가 없으니 누에만도 같지 못하네 이 때문에 늘 스스로 말하네 늙은 도적은 죽느니만 못하다고

협주 1

補衮 — 「시경」 대아 증민의 「곤룡포에 터진 데가 있으면 중산보가 기웠다」에서 온 말로 임금의 모자람을 기워 돕는다는 뜻이다. 이 편이 누에가 실을 내어 곤룡포를 짓는 이야기라 글자 뜻을 겹쳐 쓴 말놀이다. ― 옮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