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동국이상국집 › 후집 권10

병신년 문생 급제자들이 잔치를 베풀어 큰 어른 박 상서를 위로하기에 내가 그 자리에서 사(詞) 한 수를 짓다丙申年。門生及第等設宴。慰宗工朴尙書。予於筵上作詞一首。

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 · 이규보(李奎報) · 1241년 (고려 고종 28) 엮음 · 1251년 고쳐 보탬 · 단락 2 · 한자 163자 · 낭독 1.7분

동국이상국집 후집 권10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五月十七日。丙申年門生及第等大設華筵。慰座主朴尙書致政。以予其年亦預試席。故幷邀參赴。又迎朴樞院,朴學士,朴侍郞同宴。予酒酣。卽席作詞一首奉呈云。

오월 열이렛날, 병신년 문생 급제자들이 성대하게 화려한 잔치를 베풀어 벼슬에서 물러난 좌주 박 상서를 위로하였다. 내가 그해에 또한 시험 자리에 참여하였던 까닭으로 나까지 불러 함께 나아가게 하였다.

또 박 추원과 박 학사와 박 시랑을 맞아 함께 잔치하였다. 내가 술이 거나해져 그 자리에서 사 한 수를 지어 받들어 올린다.

협주 6

幷序

서문을 아울렀다.

廷揆

정규(廷揆)다.

椐

거(椐)다.

仁著

인저(仁著)다.

暉

휘(暉)다.

桂枝香慢。

「계지향만(桂枝香慢)」이다.

光華慶席。正玉筍參羅迎致嘉客。還有嬌花解語近前堪摘。殷勤好倒千金酒。幸相逢不妨歡劇。兩翁俱老門生獻壽。古今難得。念往日貪遊好樂。恨枯瘦如今何處浮白。多喜開筵別占洞天仙宅。莫敎舞妓停飄袖。顧看看紅日西側。笑哉殘叟。搖肩兼將手雙拍。

빛나는 경사의 자리 마침 옥순(玉筍) 같은 인재들이 벌여 서서 반가운 손을 맞아들이네 게다가 말을 알아듣는 고운 꽃이 앞에 다가와 꺾을 만하네 은근히 천금의 술을 기울이기 좋으니 다행히 서로 만났으매 즐거움이 한창인들 해로울 것 없네 두 늙은이 나란히 늙었는데 문생이 술잔을 올리니 예나 이제나 얻기 어려운 일이네 지난날 노닐기를 탐하고 즐기기를 좋아하던 것을 생각하면 이제는 여위고 마른 것이 한스러우니 어디서 큰 잔을 들이켜랴 자리를 연 것이 자못 기쁘니 따로 신선의 집 같은 별천지를 차지하였네 춤추는 이로 하여금 나부끼는 소매를 멈추게 하지 말라 돌아보고 또 보니 붉은 해가 서쪽으로 기우네 우습구나 이 시든 늙은이 어깨를 흔들며 아울러 두 손으로 장단을 치네

협주 1

借朴樞府宅。花草奇景最勝。

박 추부(朴樞府)의 집을 빌렸다. 꽃과 풀의 기이한 경치가 가장 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