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동국이상국집 › 후집 권11

송광사 사주 대선사 몽여가 시자 두 사람을 보내어 정이안이 먹으로 그린 대 두 줄기를 얻고는 나에게 찬을 지어 달라 하기에 — 눈 속의 대에서 죽순이 나다松廣社主大禪師夢如。遣侍者二人求得丁而安墨竹二幹。仍邀予爲贊云。 雪竹生筍

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 · 이규보(李奎報) · 1241년 (고려 고종 28) 엮음 · 1251년 고쳐 보탬 · 단락 1 · 한자 64자 · 낭독 0.7분

동국이상국집 후집 권11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竹之耐寒。雖則其性。未聞其筍。冒雪亦逬。唯昔孝子。誠感天地。泣出冬筍。以中母嗜。不爾法身。妙色湛然。不爲時節。劫所能遷。法子森立。一似其體。旣克似之。安有寒暑。

대가 추위를 견디는 것은 비록 그 성품이라 하나 그 죽순이 눈을 무릅쓰고 또 솟았다는 말은 듣지 못하였네 오직 옛날 효자가 정성으로 하늘과 땅을 감동시켜 울어서 겨울 죽순을 나게 하여 어머니의 입맛에 맞추었을 뿐이네 그렇지 않다면 법신(法身)은 묘한 빛이 맑고 고요하여 시절도 겁(劫)도 옮기지 못하는 것이니 법을 이은 이들이 빽빽이 서서 한결같이 그 몸과 같아졌네 이미 그와 같아졌으니 어찌 추위와 더위가 있으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