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을 그대로 이어 쓰는 일을 논하다承誤事議
동국이상국집 후집 권11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古人錯用故事。而後人承之。又後人以此爲承誤。而不之甚咎者。如李白黃庭。杜牧一麾之類是已。予以爲非也。何者。人不能無失。雖大手容或有失。失則因以鑑誡足矣。又承而用之。此何異於尤而效之者歟。此則特小失耳。若或有差大於是者。又以爲古賢所用。而承其誤耶。承誤之說。雖古人有或肯焉。吾不取已。
옛사람이 옛일을 잘못 쓰고 뒷사람이 이를 이어받으며, 또 뒷사람이 이를 잘못을 이어받았다 하면서도 심히 나무라지 않는 일이 있으니, 이백(李白)의 황정(黃庭)이나 두목(杜牧)의 일휘(一麾) 따위가 그것이다.
나는 그르다고 여긴다. 어째서인가. 사람은 허물이 없을 수 없어 비록 큰 솜씨를 지닌 이라도 더러 허물이 있을 수 있다. 허물이 있으면 이로 인하여 거울삼아 경계하면 넉넉하다. 그런데 또 이어받아 쓰니, 이것이 허물이라 하면서 본받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이는 다만 작은 허물일 뿐이나, 만약 이보다 조금 큰 것이 있으면 또 옛 어진 이가 쓴 것이라 하여 그 잘못을 이어받겠는가. 잘못을 이어받는다는 말은 비록 옛사람 가운데 더러 옳게 여긴 이가 있으나 나는 취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