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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앙의 전을 논하다衛鞅傳論

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 · 이규보(李奎報) · 1241년 (고려 고종 28) 엮음 · 1251년 고쳐 보탬 · 단락 1 · 한자 288자 · 낭독 2.8분

동국이상국집 후집 권12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按史。秦將衛鞅遺書魏公子卬曰。往與公子驩。今爲兩國將。不可相攻。可與面相見。樂飮而罷。以安秦魏。卬以爲然。會飮。鞅伏甲攻卬滅魏軍。予以爲此甚非義也。或曰。傳有兵或用詐謀。則此亦似可。而何謂之甚非也。予曰。古人所謂用詐者。迺兵權之詐也。吾所以非之者。乃人奸之詐也。何謂兵詐。如聲東出西。左實右虛者之類是已。此亦猶未若羊祜之剋日乃戰。子犯之伐原示信者也。然兵勢或窘。則間或用之可也。夫所謂人詐者。迫人於險。紿殺降卒之類是已。若比之衛鞅。則事雖不同。其姦則類。雖爲國敗敵。吾不取也。抑又公子卬。大將也。信敵人之言。見紿被敗。何智略狹淺之至是也。吾邦俗諺亦云。敵者之言。何可聽也。是庶人之言也。公子卬爲國大將。而反不如庶人之意耶。魏使卬將兵。宜其敗也。夫詐者。一時之利也。信者。久長之計也。

역사를 살펴보니, 진(秦)나라 장수 상앙(商鞅)이 위(魏)나라 공자 앙(卬)에게 글을 보내어 말하였다. 「지난날 공자와 즐겁게 지냈는데 이제 두 나라의 장수가 되었으니 서로 칠 수 없습니다. 얼굴을 맞대어 보고 즐겁게 마시고 파하여 진나라와 위나라를 편안하게 합시다.」 앙이 그렇게 여겨 모여서 마셨는데, 상앙이 갑옷 입은 군사를 숨겨 두었다가 앙을 치고 위나라 군사를 멸하였다. 나는 이것이 매우 의롭지 못한 일이라고 여긴다.

어떤 이가 말하였다. 「전하는 말에 군사는 혹 속임수를 쓴다고 하였으니 이 또한 괜찮을 듯한데 어찌 매우 그르다 하는가.」

내가 말하였다. 옛사람이 이른바 속임수를 쓴다는 것은 곧 군사를 부리는 데 형세를 따르는 속임이요, 내가 그르다 하는 것은 곧 사람됨이 간사한 속임이다. 무엇을 군사의 속임이라 하는가. 동쪽에서 소리를 내고 서쪽으로 나가며 왼쪽은 실하게 하고 오른쪽은 비게 하는 따위가 이것이다. 이 또한 양호(羊祜)가 날을 정하여 싸운 것이나 자범(子犯)이 원(原)을 치며 믿음을 보인 것만은 못하다. 그러나 군사의 형세가 혹 군색하면 간혹 쓰는 것은 괜찮다.

무릇 이른바 사람의 속임이란 사람을 험한 데로 몰아넣고 항복한 군사를 속여 죽이는 따위가 이것이다. 상앙에 견주면 일은 비록 같지 않으나 그 간사함은 비슷하다. 비록 나라를 위하여 적을 무찔렀더라도 나는 취하지 않는다.

또한 공자 앙은 대장이다. 적의 말을 믿어 속임을 당하고 패하였으니, 어찌 지혜와 꾀의 좁고 얕음이 이 지경에 이르렀는가. 우리나라 속담에도 「적의 말을 어찌 들을 수 있으랴」 하니 이는 여느 사람의 말이다. 공자 앙은 나라의 대장이 되어서 도리어 여느 사람의 생각만도 못하단 말인가. 위나라가 앙에게 군사를 거느리게 하였으니 그 패함이 마땅하다.

무릇 속임이란 한때의 이로움이요, 믿음이란 길고 오랜 꾀다.

협주 1

저본은 위앙(衛鞅)이라 적었다. 위(衛)나라에서 났으므로 그리 불렀으나 이 글에 함께 나오는 위(魏)나라와 소리가 같아, 널리 쓰는 상앙(商鞅)으로 적었다. ― 옮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