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징비록 › 권4 근폭집

김응서와 고언백을 채근하여 마음을 합해 일을 이루게 하기를 아뢰는 계責勵金應瑞高彥伯協心成事。啓

징비록 懲毖錄 · 류성룡(柳成龍) · 1633년 간행 (임진왜란 뒤 지음) · 단락 1 · 한자 486자 · 낭독 4분

징비록 권4 근폭집 임진왜란이 끝난 뒤 영의정 류성룡이 제 눈으로 본 것을 적어 남긴 기록. 「지난 일을 징계하여 뒷근심을 삼간다」는 뜻으로 이름을 붙였다. 전쟁이 어떻게 시작되었고 조정이 무엇을 놓쳤는지를 변명 없이 적었다. 이순신을 천거한 일, 명나라 군사와의 실랑이, 백성이 겪은 참상이 그대로 실렸다.

近日國事方急而各處諸將不以誓心討賊爲重因爭少嫌頗有不睦之漸累形於狀啓之中尋常恠歎伏見徐渻所。啓別錄則高彥伯金應瑞等當初惹起爭端不過因坐次高下而然誠不滿一哂彥伯應瑞等効力於行陣之間皆有功勞國家之所同倚仗今則因前日。下諭已爲釋然相驩似無可慮但徐渻所論坐次事則。朝廷所當處置以止後日之爭端也我朝京外官相會坐次自有大典所宜遵行不可以他議有所移易高下於其間也法典內凡官會坐一從品秩而節度使防禦使同是奉。命使臣高彥伯旣爲嘉義金應瑞爲嘉善則會坐次序甚爲分明豈可以節度使爲藩臣視同守令而以嘉義下於嘉善哉此爭端之所由起也至於洪季男爲永川郡守鄧希玄爲義城縣令皆兼助防將本職兼職皆下於兵水使無相抗之理都元帥以季男希玄爲自己衛將使之與兵使防禦使抗禮通關此則尤無所據豈有舍官職尊卑之序而從一時軍中分部之令與專閫之臣列爲等夷哉此其處置號令之間未能合宜而致令人心不服無事而生事者也大抵輯和諸將鎭定裁抑消其忿爭之氣而使之同心勠力以濟王事者乃是元帥之任昔者楊儀魏延交爭而孔明爲元帥則終身不敢有乖戾之色各盡其才以立戰功良由處置之得宜也以此意下書于權慄及徐渻處使之遵奉施行其在各陣諸將亦一體曉論激以忠義期於協心成事何如

요사이 나랏일이 바야흐로 급한데, 곳곳의 여러 장수가 마음을 맹세하여 적을 치는 것을 중히 여기지 않고 작은 혐의를 다투어 자못 화목하지 못한 조짐이 있어 여러 번 장계 가운데 드러나니, 늘 괴이하고 한탄스럽습니다.

삼가 서성(徐渻)이 아뢴 별록을 보건대, 고언백(高彥伯)과 김응서(金應瑞) 등이 처음 다툼의 실마리를 일으킨 것은 앉는 자리의 높낮이 때문일 뿐이니 참으로 한 번 웃음거리도 못 됩니다. 고언백과 김응서 등은 진중에서 힘을 다하여 다 공로가 있고 나라가 함께 기대는 바입니다. 이제는 지난날의 하유(下諭)로 이미 풀려 서로 기뻐하니 염려할 것이 없을 듯합니다.

다만 서성이 논한 앉는 자리의 일은 조정이 마땅히 처치하여 뒷날의 다툼을 그치게 해야 합니다. 우리 조정에서 서울과 외방 관원이 서로 모일 때 앉는 차례는 본디 『경국대전(經國大典)』에 있으니 마땅히 좇아 행할 것이요, 다른 의논으로 그 사이에 높낮이를 옮길 수 없습니다. 『경국대전』에 무릇 관원이 모여 앉을 때는 한결같이 품계를 좇는다 하였고, 절도사와 방어사는 다 같이 명을 받든 사신입니다. 고언백은 이미 가의대부(嘉義大夫)요 김응서는 가선대부(嘉善大夫)이니 모여 앉는 차례가 매우 분명합니다. 어찌 절도사를 번신(藩臣)이라 하여 수령과 같이 보고 가의대부를 가선대부 아래에 둘 수 있겠습니까. 이것이 다툼이 일어난 까닭입니다.

홍계남(洪季男)은 영천군수요 등희현(鄧希玄)은 의성현령으로 다 조방장을 겸하였으나, 본직과 겸직이 다 병사·수사보다 아래이니 서로 맞설 이치가 없습니다. 그런데 도원수가 홍계남과 등희현을 제 위장(衛將)으로 삼아 병사·방어사와 대등한 예로 공문을 주고받게 하였으니 이는 더욱 근거가 없습니다. 어찌 관직의 높고 낮은 차례를 버리고 한때 군중에서 부서를 나눈 영을 좇아, 한 지방을 오로지 맡은 신하와 같은 자리에 벌여 놓을 수 있겠습니까. 이는 처치하고 호령하는 사이가 마땅함에 맞지 못하여 인심이 복종하지 않게 하고 일 없는 데서 일을 낸 것입니다.

대저 여러 장수를 화합하게 하고 진정시키며 억눌러 그 성내어 다투는 기운을 삭이고, 마음을 같이하여 힘을 합해 왕사(王事)를 이루게 하는 것이 곧 원수의 소임입니다. 옛날 양의(楊儀)와 위연(魏延)이 서로 다투었으나 공명(孔明)이 원수였으므로 죽을 때까지 감히 어그러진 낯빛을 짓지 못하고 저마다 재주를 다하여 싸움의 공을 세웠으니, 진실로 처치가 마땅함을 얻은 까닭입니다.

이 뜻으로 권율(權慄)과 서성에게 글을 내려 좇아 받들어 시행하게 하시고, 각 진에 있는 여러 장수에게도 한결같이 타일러 충의로 격려하여 마음을 합해 일을 이루기를 기약하게 하는 것이 어떠하겠습니까.

협주 3

저본은 曉論이나 曉諭의 잘못으로 봄.

가의대부가 가선대부보다 한 등 높다.

저본은 鄧希玄이다. 실록에는 의성현령으로 정희현(鄭希玄)이 보인다. 저본을 맞대어 본 뒤에 정한다. ― 옮긴이